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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기업시민' 자격 있나지난달 24일 포스코의 광양제철소 1고로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산소 공급용 배관 개폐 밸브를 조작하던 중 폭발했다고 한다. 이 사고로 포스코 직원 1명과 협력업체 직원 2명 등 3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포스코에 이런 사고는 이제 특별한 일도 아니다. 하도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1일 니켈 추출설비 공장의 45t짜리 환원철 저장탱크 용접작업 중 잔류가스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하청업체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숨지고 포스코 직원 1명이 다쳤다. 한달 후에는 굴뚝에 설치된 안전장치인 블리더(bleeder)에서 정전사고로 말미암아 불완전 연소가스가 외부로 나왔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에도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이 일어나 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이때 튀어나온 쇳조각 파편은 이순신대교까지 날아갔다고 전해진다. 그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폭발사고가 또다시 일어난 것이다. 포항제철소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13일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강 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2018년 1월25일에는 포항제철소 산소공장에서 외주업체 직원 4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정말로 두 공장에서 잊을 만하면 각종 사고가 터진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다소 비꼬아 말하자면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가 사고 많이 일으키기 경쟁하는 듯하다. 한 매체가 보도한 금속노조 주장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이 2018년 7월27일 취임한 이후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16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의 대기업 사업장에서 각종 산업재해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계열사 포스코건설도 마찬가지다. 모기업과 계열사가 오십보백보다. 2019년에는 노동계가 선정하는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포스코건설과 포스코가 각각 1위와 3위의 불명예를 감수해야 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토록 많은 사고가 일어나고 이토록 많은 인명이 희생당한 대기업그룹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포스코 나름대로 안전에 신경을 쓴다고는 한다. 2018년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 관련 분야에 향후 3년간 1조1050억원을 투자하는 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현장 근무자의 신체이상이 감지되면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는 스마트워치를 도입하고, 보유 헬기로 응급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처럼 그럴듯한 대책이 제시됐는데도 사고는 근절되지 않는다. 어찌 된 일일까? 인명을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체질화돼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코와 계열사들은 대기오염 때문에 틈틈이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지난해 5월에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가 대기오염 물질을 무단 배출한 사실이 드러나 나란히 10일 동안의 조업정지를 통보받은 바 있다. 포항제철소는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환경단체나 노조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사고가 잦으니 원만할 리가 사실 없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업계의 선도 회사이고 맏형 같은 기업이다. 업계를 선도해야 할 기업의 이런 모습은 다른 철강회사를 잘못된 길로 오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가운데 최정우 회장이 연임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와 함께 끝난다. 물론 연임할 수 있다. 최 회장 자신도 지난달 6일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사실 이처럼 잦은 사고를 감안할 때 최 회장에게 대형 철강업체 CEO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연임자격이 있는지는 더욱 의문이다. 최 회장은 권오준 전 회장이 재임 중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임 4년7개월 만에 중도 퇴직함에 따라 회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한 이후 나름대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공존·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하겠다는 경영이념을 제시하고, 선포식도 열었다. 그렇지만 그런 거창한 캐치프레이즈나 선포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으로 구성원의 의식과 관행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산업재해로 인한 인명사고가 거듭되는 것으로 미뤄볼 때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는 듯하다. 그저 하나의 몸짓이었을 따름이라고 여겨진다. '기업시민'이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정말로 기업시민이 되기에는 아직 멀어 보인다. 진정으로 기업시민이 되려면 안전사고부터 우선 근절해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최 회장 자신이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차기태 언론인(folium@nate.com)


반복되는 재난지원금, 이제 '기본소득' 논의 시작하자최근 지인이 운영해온 가게를 접었다. 수년간 청춘을 바치며 쌓아온 고객과 거래처도 코로나19 사태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정산하니 손에 잡히는 것은 없었고, 버려진 잡동사니가 나뒹구는 그의 가게에는 옆 점포와 마찬가지로 '임대문의' 팻말이 걸렸다. 앞으로 먹고살 길을 걱정하는 그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도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정치권에서 '3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3~4조원 사이 규모로 연말에 편성해 연초에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정된 재원과 국가부채 우려로 이번에도 '선별지급'이 유력하다. 정부여당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 '피해집중 취약계층'에게 실효적인 지원이 되도록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쉽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회예산정책처 발표 등에 따르면 지난 5~8월 보편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14.3조원)으로 최대 1.81배의 생산유발효과가 나타났고 올해 2분기 분배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모든 계층의 공적이전소득이 증가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1분위의 소득 증가율이 늘어나면서 소득격차가 줄었다. 반면 9~10월 선별지급된 2차 재난지원금(7.8조원)은 그 효과가 다소 미미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됐지만 소비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소득격차는 늘었다. 특히 공적이전소득은 1분위(15.8%)나 2분위(27.5%) 등 저소득층보다 4분위(63.5%)와 5분위(40.3%) 등 고소득층 증가폭이 훨씬 컸다.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에게 지급된 '정부 지원금'이 중간에 '임대료'로 이름만 바꿔 건물주에게 직행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런데 과연 3차 재난지원금이 끝일까. '코로나 확산->거리두기 강화->취약계층 피해->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에 내년에도 추가 재난지원금 논의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땜질식 재난지원금 편성이 아닌 '기본소득'을 논의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야 정치권이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고 접근도 어려운 각종 '현금성 복지'를 전면 재검토하고, 그 재원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기본소득 논의를 추진했으면 한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감소에 대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사회구조 전반이 허약해지고 국민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핀셋 지원'은 그 한계가 명확해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또한 모든 국민이 내는 세금이 특정 계층에만 집중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사회적 갈등과 비용만 키울 뿐이다. 이성휘 정경부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