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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음악 결산)④K공연 ‘1조 시장’ 열었다
팬데믹 이후 수요 정점…세계로 뻗어나간 K콘
2023-12-21 08:00:24 2023-12-21 08:00:24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K콘서트가 전 세계로 뻗어간 올해 한편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파를 겪었던 국내 공연 시장도 빠르게 회복되면서 연 1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미 3분기까지 대형 공연이 속속 잡히면서 이미 8000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공연 성수기인 연말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연간 기준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최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공연 시장의 티켓 판매액은 총 8295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지난해 역대 최고였던 전체 공연시장 매출 9725억원과 비교하면, 올해는 연말 특수까지 더해 총 1조원 규모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업계의 전망이 중론입니다.
 
실제로 해마다 4분기는 연말 소비 수요층이 많은 데다 티켓 단가가 높은 공연이 몰리는 시기입니다. 지난해에도 이태원 참사로 인한 공연계 애도기간에도 약 4526만 매('21년 동기대비 20% 증가), 티켓판매 약 1856억 원으로(21년 동기대비 31% 증가) 전 분기 중 가장 큰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사진=빅히트뮤직
 
팬데믹 이후 수요 정점…세계로 뻗어나간 K콘 
 
공연업계는 팬데믹으로 정체돼 있던 수요가 지난해부터 물꼬를 트기 시작해 올해 그 정점을 찍은 분위기로 봅니다. 나훈아, 조용필, 임영웅 등 팬덤 화력이 센 가수들이 대규모 공연을 펼친 데다, K팝 그룹들의 국내외 공연, 외국의 스케일 큰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들이 팬데믹 이후 한꺼번에 몰려든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올해도 K팝의 글로벌 확장세에 K콘 역시 세계로 뻗어갔습니다. 점점 더 큰 규모의 세련된 미학을 내뿜는 대형기획사들의 초대형 연출은 해외 팬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360도 회전 스테이지, 내부 삼면으로 구성된 초대형 LED 무대, 그리고 음악의 세계관과 연결시켜 공중에서 내려온 회전목마와 동화에 나올 법한 성의 계단('TXT'), 인어공주 콘셉트('르세라핌'), 미국 현지의 밴드 라이브셋으로 기존 곡들의 롤라팔루자 편곡 무대('뉴진스') 등 하이브 가수들의 연출은 특기할만 했습니다. 한옥 기와 문양을 무대 위로 수놓은 블랙핑크는 올해 국내 여성 가수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 기록을 썼습니다. 슈가를 비롯해 정국, RM 등 BTS 멤버들은 솔로로 세계 주요 무대부터 국내 인디 클럽까지 오가며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단순히 녹음된 앨범의 MR 틀어놓고 퍼포먼스를 집중해 선보이던 기존의 K팝 무대와는 차별화된 시도들이 여럿 나온 해로 평가됩니다.
 
지난 2~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두 번째 월드투어 'TOMORROW X TOGETHER WORLD TOUR '. 사진=빅히트뮤직
 
전 세계 투어노믹스 열풍…내년에도 순풍 기대
 
국내에서도 대중예술(대중음악, 대중무용, 서커스, 마술) 장르의 공연들이 관객들을 많이 동원한 해로 평가됩니다. 특히 올해는 잠실주경기장 등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연말에 열릴 예정이던 대형 공연들이 앞당겨져 3분기에 특수 효과가 났습니다. 5256건의 공연이 열려 약 3271억원의 매출을 달성, 팬데믹 전인 2019년 3분기보다 184.7% 가량 증가한 규모입니다. 특히 싸이 ‘흠뻑쇼’(부산·대구·인천·익산),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단독 콘서트, 블랙핑크와 세븐틴의 고척돔 공연, 포스트말론 내한공연이 이 기간 판매액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대중음악 페스티벌 업계도 매출 호조를 보였습니다. 한국의 대표 록 페스티벌인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올해 15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습니다. 하이브 '위버스콘 페스티벌'을 비롯해 서울재즈페스티벌, 뷰티풀·그랜드 민트, 자라섬재즈페스티벌 등이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개막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매출 300억원을 달성한 태양의 서커스 '루치아(12월 31일까지·잠실종합운동장)', 내년 취임을 앞둔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의 ‘합창’(21~22일 롯데콘서트홀, 23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의 간판 단원들이 뭉친 필하모닉스(20일·예술의전당) 등의 스케일 큰 공연들도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일본에서 공연과 도시를 잇는 '더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한 세븐틴은 5개 돔투어로 51만여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태국으로 열기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불고 있는 테일러스위프트 투어노믹스 현상과 연결되며 종합엔터테인먼트로써의 'K콘'은 내년도 순풍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올해 총 3일간(8월 4~6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 사진=PRM·펜타포트사무국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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