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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쓰기)하이골드12호, '연 7.8%+α' 난세에 믿을만한 투자처
선박펀드 용선료 하락해 배당 줄었지만 여전히 고배당주
2020-02-28 06:00:00 2020-02-28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급락하는 우리 증시를 보면서 이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를 걱정하는 한편으로, 푸르게 멍든 수많은 종목들 중에 어떤 데 매수 기회가 있을까 찾고 있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투자자다. 여기 연재 계좌의 손실이 깊어지는 상황인데도 새 종목 찾기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본능인가 보다.
   
그래도 믿을 건 삼성전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주가가 급락한 화장품? 여행주? 많은 종목들을 들여다보다가 엉뚱한 선박펀드에 꽂혀버렸다. 2018년 4월6일자 <세모이배월> 기사에서 다룬 하이일드12호다. 
 
펀드를 조성해 배를 건조하고, 이 배를 해운사 등에 빌려주고 용선료를 받아서 펀드 투자자들에게 분배금으로 나눠주다가 미리 약속한 날짜가 되면 배를 팔아 원금과 차액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청산하는 상품이 선박펀드다. 하이골드12호는 2척의 벌크선을 만들어 현대상선에 빌려주고 용선료를 받고 있다. 그 사이 해운업황이 악화돼 펀드가 세운 목표수익률을 채우지 못해 약속한 청산일을 한번 미룬 상태다. 어쨌든 내년 5월까지만 운용하기로 돼 있다. 
 
재작년 <세모이배월>에 소개한 것은 10%가 훌쩍 넘는 배당(분배)수익률 때문이었다. 당시 주가가 2400원대였는데 기사가 나간 후 꾸준히 올라 그해 여름 29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2800원을 오가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지난 2월10일에 나온 자율공시 때문이었다. 하이골드12호는 기간별로 현대상선과 용선계약을 맺는데 이번엔 용선료를 크게 내려 분배금이 감소하게 된 탓이다. 
 
예상 가능한 부분이다. 현재 해운업은 고율의 운임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IMO2020 시행으로 벌크선도 저유황유를 써야 해 그만큼 해운사의 부담이 커질 것이다. 용선료를 깎지 않으면 재계약이 어려웠을 게 뻔하다. 어차피 내년엔 배를 팔아야 하는데 그때까지 계약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배당률이 얼마나 조정됐느냐 하면, 기사 쓸 때만 해도 연 5.5%에서 7.5%로 인상을 예고한 상태였는데 지난해 12월 6.67%, 올해 1월 5.15%로 떨어졌고, 3월부터는 연 3.85%가 적용된다고 한다. 7.5% 받던 시절의 반토막이다.
 
하지만 이 배당률은 액면가 5000원 기준이다. 5000원의 3.85%는 192.5원, 하이골드12호는 월배당 상품이므로 192원을 12등분해 매달 지급할 것이다.
 
이 공시가 나온 직후 2800원 언저리에 있던 주가는 2400원대로 떨어졌으나, 만약 현재가 2440원에 매수해 연간 192원을 받는다면 연 7.8%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예전 연 13%를 넘는 수준은 아니라도 고배당인 것은 틀림없다.
 
더구나 하이골드12호엔 안전마진이 있다. 내년에 배를 중고시장에 내놓을 텐데, 그때 매각가가 한 척당 1500만달러 이하일 경우 1500만달러를 보장해주는 보험에 가입돼 있다. 1500만달러를 안전마진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단, 보장금액이 최대 500만달러라서 매각가가 1000만달러 밑이면 손실이 발생한다. 
 
1500만달러를 주식수로 나누면 1주당 2.3달러다. 제비용을 빼도 2.2달러는 받을 수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210원대인데, 1200원만 잡아도 2.2달러×1200원=2640원이다. 환율이 1150원으로 하락해도 현재 주가보다는 높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7.8% 배당과 운 좋으면 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투자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이일드12호를 매수하기 전 일찌감치 리노공업을 매도했다. 8만원대에 올라선 뒤 조정구간에 팔았는데 이후 8만5000원 위로 올랐으니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매도가 빨랐다. 27% 수익률을 냈지만 주식 수가 적은 것어 아쉽다. 또 예고한대로 업종이 겹치는 성광벤드와 하이록코리아 중 하이록코리아를 팔아 성광벤드에 보탰다. 
 
미국 주식 VIXY는 이번엔 도움이 됐다. 한때 10달러선까지 추락했었는데 역시 위기 구간에 강했다. 단 이틀 만에 평균매수가 근처까지 올라왔다. 작년 10월 첫 매수 후 조금씩 더 보태 매수가를 16달러대까지 낮췄다.  
 
‘코로나’ 장세는 한국 증시를 어디로 끌고 갈까? 그걸 누가 알겠는가. 그저 기업실적과 하이골드12호 같은 확률 높은 이익에만 집중하는 수밖에.

 
김창경 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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