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코스콤이 최근 수년간 파격적인 임금피크제 보상안으로 인력 구조 재편을 단행한 것이 파악됐습니다.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고령 인력 관리가 금융권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코스콤의 인사 개편은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 7배 증가와 모회사(한국거래소) 대상 고배당이란 뚜렷한 재무적 결실로 이어져 주목됩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코스콤의 결산 재무제표 등에 따르면, 코스콤은 고령 근로자의 임금피크제에 따른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고 업무 몰입도를 유지하기 위해 내부 보상 시스템을 운영 중입니다.
임금피크제 전환 당해 연도에는 해당 근로자에 일괄적으로 ‘A등급’ 성과급을 부여하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또한 임금 삭감률이 적용되는 기준급여에 기본급뿐만 아니라 전산관리수당, 상여금, 경로효친금 등을 포함시켜 임금 하락 폭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근로시간 감축과 업무 강도 조정도 병행됐습니다. 임금피크제 적용자에게 매주 1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해 사실상 주 4일제 근무를 보장했으며, 테크놀로지센터나 정보보호서비스팀 등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낮은 부서로 인력을 재배치했습니다. 아울러 퇴직 전 6개월 이내의 직원에게는 특별전직연수 기회를 주고 최대 500만원의 연수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코스콤의 이러한 복지 제도가 대법원의 임금피크제 유효성 판례를 의식한 결과물이라고 분석합니다. 대법원은 2022년 선고를 통해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상 연령 차별로 보아 무효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임금 감액에 대응하는 근로시간 단축, 업무량 저감, 복지 확대 등 실질적인 대상조치가 적정하게 마련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적법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코스콤의 복지제도는 고령자고용법을 준수하고 임금 삭감의 위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설계된 법적 방어막인 셈입니다. 또한 임금피크제는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바꾸는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해 노조 과반수의 동의가 필수적인 만큼, 사측이 이 같은 대상조치 패키지를 투입해 절차적·내용적 정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상 체계 이면에는 인력 선순환(세대교체)을 유도한 구조조정 트랙도 동시에 작동했습니다. 임금피크제 지침을 통해 잔류를 택한 시니어 인력의 고용 안정을 꾀하는 한편, 새로운 출발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과감한 금전적 보상을 지급한 것입니다.
코스콤의 2022년과 2023년의 종업원 퇴직급여 지출액은 각각 273억 원, 201억원으로 평년 대비 높았습니다. 임금피크제 진입 전후의 시니어 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등 인력 재편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방증합니다.
이후에도 특별 보상을 통한 인력 효율화는 지속됐습니다. 2024년에는 77억2263만원, 2025년에는 20억3402만원씩 해고급여 성격의 특별퇴직금이 집행됐습니다. 회계기준(K-IFRS)상 해고급여는 자발적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 수락 시 지급되는 위로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계정과목입니다. 고령 인력의 자연스러운 조기 퇴직을 유도하기 위해 수십억원대의 재원이 전략적으로 투입됐음을 보여줍니다.
임금피크제 안착과 인력 효율화 작업은 재무성과로 연결됐습니다. 고비용 인력 구조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코스콤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92억원에서 2023년 242억원으로 반등했고, 2024년 409억원, 2025년 658억원으로 3년 만에 7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실적 턴어라운드는 대주주를 향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이어졌습니다. 코스콤의 현금 배당금 총액은 2022년 결산 기준 약 32억원에서 2025년 결산 기준 약 296억원으로 3년 만에 9배 이상 뛰었습니다. 이에 따라 코스콤 지분 76.62%를 보유한 모회사 한국거래소는 2025년 결산 배당 몫으로만 약 226억원을 챙기게 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니어 인력에 대한 보상 체계를 구축해 법적 유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력 적체 현상을 해소한 사례”라며 “인건비 효율화가 수익성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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