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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계빚 1600조원 돌파, 증가속도는 둔화
2003년 이후 최저 증가율, 4분기는 27.6조원 증가폭 확대
2020-02-25 15:03:19 2020-02-25 15:03:19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지난해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600조원을 넘어섰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늘어난 탓이다. 하지만 연간 증가세는 줄어들면서 지난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중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과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잔액을 더한 가계부채를 말한다.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은 전분기(3.9%)보다 상승하면서 지난 2016년 4분기(11.6%) 이후 11분기 연속 둔화세가 꺾였다. 증가규모는 전분기(15조8000억원)와 전년 동기(22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돼 27조6000억원이었다. 지난 2017년 4분기 31조5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다만 연중으로는 증가율(4.1%)와 증가규모(63조4000억원) 모두 2016년 이후 둔화세가 지속됐다. 특히 증가율은 2003년 12월 1.6%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정부의 가계부채 안전화 정책 등으로 연간 기준 2016년 11.6%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증가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현재 발표된 3분기 96.6%가 전기 95.6%보다 다소 상승했다"며 "가계부채 증가율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목 GDP 증가율을 상회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1504조4000억원)은 4분기중 23조원 증가하면서 전분기 13조4000억원, 전년 동기 19조4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이중 주담대는 12조6000억원, 기타대출은 10조4000억원 늘었다. 전반적으로 주택매매거래 증가, 전세자금 수요지속 등의 주담대 증가폭이 확대됐고 기타대출도 계절적 수요, 주택거래 관련 부대비용 발생으로 인해 증가한 데 주로 기인했다는 평가다.
 
업권별로 가계대출은 예금은행이 전분기보다 17조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 금융기관은 각각 5000억원, 5조5000억원 늘어났다. 예금은행의 경우 기타대출이 증가했지만, 주담대 증가규모가 축소되면서 전분기(18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신협·새마을금고 등)는 기타대출이 늘면서, 기타금융기관(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 등)은 주담대와 기타대출이 모두 늘면서 증가폭이 커졌다.
 
송 팀장은 "예금은행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포함한 보금자리론 공급 확대에 일부 대출액이 주금공(주택금융공사)으로 양도되면서 주담대 증가폭이 줄었지만, 신용대출 증가세가 계속돼 기타대출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비은행예금취급기관도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전환, 리스크관리 영향에 주담대가 감소하고 기타대출은 증가했다"며 "기타금융기관의 경우 주금공의 정책모기지론 양수액이 증가하면서 주담배가 큰 폭으로 확대, 기타대출도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효과에 대해서는 "주택거래 시 중도금이나 잔금 관련 시차가 2~3개월 존재한다"며 "정책 효과는 오는 2분기 정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드사 등 여신전문기관과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의 판매회사에 대한 판매신용은 4분기 9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4조6000억원 증가해 전분기(2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을 키웠다. 연말 상여금 등으로 인해 4분기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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