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구글이 글로벌 지도 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면서 국내 지도 플랫폼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구글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한 이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국내 플랫폼들의 위기감은 커졌습니다. 이에 AI와 3D 기술을 적용하고 로컬 데이터 기반의 편의성을 강조하는 등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다양한 자사 서비스들에 자체 AI 모델인 '제미나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미나이를 질문에 답하는 대화형 AI에 그치지 않고 검색과 메일, 쇼핑 등의 자사 서비스에 연결해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단 전략입니다. 구글은 지난달 20일 열린 '구글 I/O 2026'에서 이같이 에이전트 성능을 극대화한 '제미나이 3.5 플래시'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구글 크롬과 검색, 지메일, 유튜브 등에 제미나이가 도입됐고 지도 서비스에도 AI 기능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구글은 지난 3월에도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지도 서비스 개편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대화형 검색 기능을 강화한 '애스크 맵스(Ask Maps)'와 '몰입형 3D'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고, 현재 미국과 일부 국가들에 우선적으로 적용된 상황입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구글의 1대 5000 지도의 국외 반출 신청 건과 관련, 보건 조건 준수를 전제로 반출 허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만 아직 국내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가 구글에 반출 조건 이행 방안을 요청했고, 현재 구글 측 회신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유영석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이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구글 지도 기자간담회에서 정밀 지도 국외 반출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데이터 분석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지도 플랫폼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네이버 지도 2892만명 △티맵 1525만명 △카카오맵 1255만명 △구글 지도 969만명 순이었습니다. 구글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통해 그동안 제한적이던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강화하고 제미나이를 탑재하면서 편의성까지 높이면, 전 세계 20억명이 사용하는 구글 지도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국내 지도 플랫폼들도 구글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서비스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지도는 지난달부터 3차원 공간 탐색 서비스인 '플라잉뷰 3D' 지원 범위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신기술 적용을 늘렸습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경주 첨성대와 서울 코엑스, 전주 한옥마을 등 전국 10개 명소를 대상으로 플라잉뷰 3D를 선보였습니다.
카카오는 자사 AI 모델인 '카나나'를 통해 카카오맵에 'AI 추천' 기능을 적용했습니다. 지역 정보와 주변 맛집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단순 길찾기 서비스가 아닌 생활 밀착형 AI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입니다. 티맵모빌리티의 경우, 내비게이션 기능 중심이었던 티맵을 지도를 전면에 내세워 화면 개편을 추진했습니다. 홈 화면을 지도 중심으로 재구성해 장소 검색과 탐색 기능을 강화했고, 경로 안내뿐 아니라 리뷰와 영업 시간 등의 정보를 함께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상세 지도 데이터의 제약으로 서비스 한계가 분명했다. 하지만 점차 외국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다만 그동안 축적한 로컬 데이터나 결제 연계 서비스 등 접근성 면에서 국내 사업자들이 당분간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 고도화와 함께 국내에 특화된 생활 플랫폼으로 발전해가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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