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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생활용품 등 수출 효자 업종, 채용 전망도 '맑음'
경영실적이 채용 전망 좌우…산업 발전 선순환 구조 정착해야
2018-10-17 14:17:13 2018-10-17 15:07:4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 기계류를 생산하는 A사는 미국 시장 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해 외국어 실력을 갖춘 해외마케팅 직무 수행 인력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주력 시장인 미국 경기 호황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현재 A사의 직원은 30명 내외로 전체 인력의 10% 가량을 새로 충원할 예정이다. 
 
제조업 고용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반도체, 생활용품 등 수출 호조 업종을 중심으로는 여전히 신규 인력 수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경영 상태가 채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7일 발표한 '수출업계의 무역인력 수요 조사'에 따르면 수출기업 896개사 중 36.3%가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채용 계획이 없다'와 '고용인원을 감축할 것'이란 답변은 각각 34.2%, 6.6%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반도체(55.2%), 생활용품(52.8%), 의료·정밀·광학기기(50.8%), 석유제품(50%) 등에서 응답 업체의 절반 이상이 하반기 신규 채용 의사를 밝혔다. 반면 조선,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은 신규 고용계획이 미흡하고 '고용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비중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올해 1~8월 수출 증가율이 반도체 39.7%, 석유제품 37%, 선박 -59.5%임을 고려할 때 업종별 수출 호조와 부진이 기업의 고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수출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대기업(59.7%)의 하반기 신규 채용계획 응답 비중이 중소·중견기업(34.5%)보다 높았다. 중소·중견기업은 미중 통상분쟁 심화, 신흥국 경제 불안 등 수출환경 불확실성 확대, 고용부담 증대 등으로 신규 채용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 계획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단연 '경영 실적'이었다. 응답 기업들은 하반기 신규 채용을 계획하는 이유로 '경영실적 개선'(53.5%)과 '신규 브랜드 개발'(20.9%) 등을, 채용을 하지 않는 이유로 '경영실적 부진'(37.3%)과 '인건비 부담'(22.2%)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에 따라 수출 확대를 통한 경영실적 개선이 기업의 신규 고용 여부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기업들은 무역인력 채용 애로사항으로 44.9%가 '직무에 적합한 인력 찾기 어려움'을 꼽았다. 이어 '구직자와의 눈높이 격차'(31.4%), '채용 여력 부족'(12.2%), '높은 이직률'(7.7%) 등 순이었다. 
 
무역협회는 "양질의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무역업계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수출 저변이 확대돼야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유서경 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신제품 개발, 해외시장 개척, 마케팅 등 핵심 인력 수요는 기업의 단기 실적과 관계없이 높다"며 "수출확대-일자리 창출-산업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 핵심 전문인력 양성과 공급, 인력 미스매치 해소 등 업계가 요구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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