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란서 ‘성차별 광고’ 논란…여성 중심 광고로 급수습
입력 : 2018-06-14 14:22:27 수정 : 2018-06-14 14:25:22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란에서 성차별 TV 광고 논란이 일었던 삼성전자가 여성을 중심에 둔 광고로 수습에 나섰다. 광고 이후 이란 소비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 비판 여론이 커지자 급히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이란 지사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10일, 12일 이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QLED TV 광고에서 월드컵을 보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았다. 여성들은 화면 중앙에 배치됐으며, 월드컵 중계를 보면서 점수판을 들거나 손을 들고 환호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그려졌다.
 
삼성전자의 변화는 지난달 게재한 동영상에서 촉발된 성차별 논란을 수습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달 4일 게재한 동영상에는 소파에 앉아 월드컵 경기를 보는 가족과 친구들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남성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손을 드는 등 열광적으로 자국을 응원한다. 반면 여성들은 뜨개질을 하거나 아이들을 돌보는 등 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졌다.
 
삼성전자 이란 지사의 월드컵 티져 광고. 여성은 요람을 흔들며 아이를 돌보고 있고 남성들은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사진/삼성 이란 SNS
 
이란 누리꾼들은 삼성전자가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란 여성들의 모습을 반영하지 못하고 수동적인 역할만을 부각시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영상에는 현재까지 2만88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영상을 내리라”는 요구부터 “삼성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나는 이란에 살고 있는 여성으로 엄마나 아내가 될 수도 있지만 직업을 갖고 사회적 정체성을 가질 수도 있다”며 “삼성전자의 월드컵 티저는 내 사회적 정체성을 무시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지는 않았다. 대신 “삼성은 다양한 활동에서 나이, 성별,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의 참여를 위한 기회를 제공해왔고, 특히 여성과 어머니의 취업을 지원하면서 사회활동을 장려했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이란 지사의 새로운 TV 광고. 여성들이 중심에 배치돼 있고 열광적으로 응원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사진/삼성 이란 SNS
 
그럼에도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삼성전자는 광고 형식을 바꿨다. 여성이 중심이 돼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는 모습이 그려진 광고에 이란 누리꾼들은 “우리의 시위는 합리적이고 옳았다”, “삼성전자가 남성 옆에 여성을 나란히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집안일 대신 가족과 축구팀을 만났다” 등의 의견을 게재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왕해나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