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앞으로 공동주택(아파트) 단지 내 설비 고장으로 정전이 발생해도 24시간 이내에 임시 전력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화재나 침수 등 피해 규모가 커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48시간 이내 전력 공급할 수 있는 대응 체계도 마련합니다. 다만, 초기 복구 이후의 비용 분담에 있어 사유재산 관리 책임과 공공 지원의 균형을 고려한 추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아파트 정전 대비·대응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대측은 지난 5월1일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한 아파트의 수전실 화재로 장기 정전사고와 같은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최근 3개년 통계를 보면, 아파트 정전 사고는 연평균 127건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입니다. 정전 시간 측면에서는 전체 아파트의 약 86%가 12시간 이내에 송전이 완료되는 반면, 전체의 14%에 달하는 단지가 여전히 12시간 이상, 심지어 24시간을 넘겨 장기 정전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추산이 나옵니다.
지난해 6월22일 서울 인근에 아파트 300여세대가 정전돼 현장 관계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전 사고의 가장 큰 주범은 ‘기자재 고장’으로 전체의 61.0%(233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차단기 동작(15.7%), 침수(8.9%), 외물 접촉(8.6%), 화재(2.6%) 순입니다. 20년 이상 노후화됐거나 세대별 용량이 부족한 아파트에 전체 고장의 약 50%가 집중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내부는 사적 영역이자 사적 설비로 분류돼 전력 고장이 발생해도 정부, 한국전력공사가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정전이 국민 일상과 안전에 직결되는 필수재인 만큼, 정부와 유관기관이 직접 나서 ‘골든타임’을 사수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신속한 복구와 철저한 예방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한전은 아파트 환경에 적합한 지중설비를 활용해 지상변압기 중심의 임시 복구 체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기존 임시전주(전봇대) 설치 방식은 굴착공사나 미관 저해, 추후 복구비용 문제로 주민들이 기피했던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를 지상변압기로 대체해 복구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긴급 복구에 필요한 전주, 전선, 변압기 등 충분한 재고를 상시 확보하는 ‘긴급 복구 지원시스템’도 가동합니다. 한전,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공사 유관단체 등이 참여하는 ‘원팀(One-Team) 협력체계’와 통합 표준운영절차서(SOP)도 제정합니다.
또 예방 차원에서는 오는 6월까지 준공 25년 이상,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를 대상으로 수전실 내 변압기 및 저압 배전반 등 주요 설비 운영 상태를 전수 점검하는 ‘특별 안전점검’이 대대적으로 실시합니다.
다만, 아파트 내부 설비가 주민들의 사유재산인 만큼 공공 예산, 한전 인력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습니다. 초기 응급 복구 이후 발생하는 비용 분담에 대한 것도 모호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기후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보편적 국민 안전을 위한 안전망 구축 취지"라면서도 비용 분담과 자재 정산에 관해서는 사유재산 관리 책임 원칙과 공공 지원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향후 합리적인 기준을 추가 논의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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