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주주 “고려아연 1.8조 지분 매각” 요구
“선관주의 위반” 금감원 민원 예고
“오너 친분에 부채 상환 책임 전가”
2026-05-20 14:38:05 2026-05-20 15:16:14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한화솔루션(009830) 소액주주들이 1조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강행에 반발하며 김동관 한화(000880)그룹 부회장의 배임 의혹을 정조준하고 나섰습니다. 고려아연(010130)이라는 막대한 가치의 우량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매각을 회피한 채, 오너 일가의 사적 친분 유지를 위해 주주들에게 부채 상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 사)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는 경영진의 배임 소지 조사와 정정 증권신고서 수리 반려를 촉구하는 내용의 민원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최근 회사가 결의하고 정정 공시한 1조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기만적 행위임을 고발한다”며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해당 증권신고서에 대한 엄격한 제재를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주주들이 분노하는 대목은 한화그룹 측이 묶어두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입니다. 금감원에 공시된 한화그룹 주요사항보고서와 고려아연 대량보유상황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한화솔루션이 47.93% 지분을 보유한 한화임팩트가 고려아연 주식 1.88%(37만3820주)를, 한화임팩트 북미 법인인 HPSG가 5%(99만3158주)를 보유해 총 6.88%(136만6978주)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각 지분의 주당 취득가는 한화임팩트 45만1795원, HPSG 47만5000원 선입니다.
 
해당 지분 가치는 19일 고려아연 종가인 136만3000원을 적용하면 시가가 1조863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취득 원가 약 6406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4년 사이에 1조2226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시세차익이 발생한 셈입니다. 자금이 시급하다면 주가가 최근 고점에 달한 우량자산을 우선 매각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주식회사의 기본 상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입니다. 한화솔루션이 최초 유상증자를 발표한 지난 3월26일에 앞서, 지난 2월 말 고려아연 주가는 218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한화그룹 서울 중구 장교동 빌딩. (사진=한화그룹)
 
액트 측은 지분 구조상 매각 대금을 한화솔루션으로 가져오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화임팩트가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의 100% 자회사인 만큼, 고려아연 지분을 팔아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방식을 활용하면 그 자금을 한화솔루션으로 쉽게 이전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우량자산을 처분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김 부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간의 사적 친분이 거론됩니다. 두 경영인은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 동문입니다. 고려아연과 한화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및 해외 자원 개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2022년에는 파트너십 강화를 명분으로 자사주 7.3%와 고려아연 자사주 1.2%를 맞교환했습니다. 재계에서 한화그룹 보유 지분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최 회장 일가를 돕는 우호 세력(백기사)으로 분류하는 이유입니다.
 
액트는 “회사의 이익과 재무건전성 확보라는 경영진의 ‘선관주의’ 의무를 저버리고 오너 일가의 ‘백기사’ 역할을 위해 회사 자산을 묶어두는 것은 자본시장법 및 상법상 심각한 배임 소지가 있다”며 “막대한 가치의 알짜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액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상장사의 ‘갑질’에 금융당국이 강력한 제동을 걸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고려아연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대금은 한화임팩트로 유입되며 세금과 거래 비용, 배당 가능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화임팩트가 독립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며 "한화솔루션은 이미 밝힌 대로 한화임팩트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해 단기적으로 3000억원 규모의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재무 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두 경영인의 친분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관계조차 정확히 알 수 없다”며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한화그룹(한화임팩트)은 고려아연과 사업 제휴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했으며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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