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사상 첫 8000 찍었다
연저점 대비 90% 급등, 8거래일만에 1000p↑
반도체 랠리·서학개미 국내 복귀 지수상승 견인
차익실현·대외 악재 겹치며 변동성 확대도
2026-05-15 16:52:13 2026-05-15 16:52:13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8000포인트 고지를 밟으며 새 역사를 썼습니다. 여당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전히 걷어내고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증거라며 "코스피 8000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환영했습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지정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며 급락세로 돌아서 지수는 500포인트 넘게 곤두박질쳤습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13분 8002.66을 기록하며 장중 처음으로 8000선을 넘어섰습니다. 장중 최고점은 8046.78입니다. 지난 6일 7000선을 돌파한 지 7거래일 만에 앞자리를 바꾼 것으로, 올해 4309.63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연저점(4224.53) 대비 90%가량 뛰어올랐습니다. 상승률은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1위입니다. 지수가 4000에서 5000까지 오르는 덴 60거래일이 걸렸고, 5000에서 6000까지는 21거래일, 6000에서 7000까지는 47거래일이 소요됐지만 7000에서 8000까지는 8거래일에 불과했습니다.
 
지수 상승 핵심 동력으로는 반도체 투톱이 꼽힙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투자 증가로 이어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디램(DRAM) 수요가 급증했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기대도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146.87%, SK하이닉스는 202.61% 상승했습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전날까지 20조원 넘게 팔아치웠음에도 개인이 약 17조원 받아내며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해외 주식에 머물던 '서학개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수급을 뒷받침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월 약 50억달러에서 지난달 순매도로 전환됐고, 이달에도 순매도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선 이달에만 22조7689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를 꾸리며 자본시장 체질개선을 추진해온 여당도 개혁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정확하게 1년 전 오늘의 코스피 지수는 2621이었다. 4배 정도가 뛴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가 정상화에 따른 신뢰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외국 자본들도 안심하고 투자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오래된 그림자를 걷어내고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로 대전환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JP모건은 강세장이 유지될 경우 1만까지 오를 수 있다고 목표치를 올렸고, 모건스탠리는 하반기 강세 시나리오로 1만을 제시했습니다. KB증권은 올해 목표치를 1만500으로 40% 상향했습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은 역사상 가장 강했던 3저 호황(1986~1989년 4년간 코스피 지수 8배 상승)보다 더 빠르고 강한데, 그 중심에는 AI 투자에서 비롯된 실적 추정치 상향이 있다"며 "경기 사이클 붕괴나 금리 급등 신호가 단기에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만 8000선 돌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상승 피로가 누적되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커진 가운데 대외 변수들이 겹치며 하락 전환했습니다. 특히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더는 참지 않겠다"고 발언하자 미국 시간외 선물이 약세로 돌아섰고 증시 하락도 확대됐습니다. 여기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4.5%대를 돌파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됐고, 일본 4월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확산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 부근까지 재차 올라선 점 역시 외국인 수급 불안을 자극하며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88.23포인트(6.12%) 내린 7493.18에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장중 7371.68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오후 1시28분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과 상승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채권금리 상승 경계 심리가 낙폭 확대의 트리거로 작용했다"며 "1분기 실적 시즌 종료로 실적 기대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도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자동차 두 업종에만 쏠림이 극심한 상황에서 금리와 전쟁 노이즈를 빌미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라며 "변동성도 역대급으로 높아졌기에, 주의는 해야하는 구간이다. 변동성은 하방으로 나오지만, 반대로 상방으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코스피가 8000을 넘어선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8000 돌파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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