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코스피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 대형 증권사들도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거래대금 급증과 개인 투자자 자금 유입이 맞물리며 10대 증권사 합산 순이익은 4조3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호황이 이어되며 증권업계 연간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신한·메리츠·키움·하나·대신)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조332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9조102억원)의 절반 수준을 한 분기 만에 채웠습니다.
증권사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거래 증가였습니다. 올해 1분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66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0% 넘게 증가했습니다. 최근 10년 평균 거래대금인 18조원의 3배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코스피 상승 랠리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겹치며 투자자 매매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이 증권사 호실적을 견인했다"며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연간 이익은 20%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적 규모만 놓고 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이 가장 앞섰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 1조19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증권사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에 더해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평가이익이 실적 급증을 이끌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분기에만 약 8040억원 규모의 평가손익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78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트레이딩 부문이 모두 성장세를 보이며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나타냈습니다.
NH투자증권(005940)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했고 운용 및 기타 손익도 192% 늘어나며 순이익 474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주식발행시장(ECM)과 기업공개(IPO) 부문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습니다.
삼성증권(016360)은 브로커리지와 WM 부문 강세를 바탕으로 450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3.9%, 금융상품 판매수익은 157.5% 증가했습니다. 리테일 고객 자산은 1분기에만 19조7000억원 순유입됐습니다.
메리츠증권(008560)은 IB와 리테일 부문 확대 전략에 힘입어 순이익 254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시중 자금이 예금에서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최근 130조원을 넘어섰고 신용융자잔고 역시 3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수준까지 증가했습니다. 올해 1분기 개인 투자자 순매수 규모는 26조5970억원에 달했습니다. 반면 1억원 이하 정기예금 계좌 수는 2162만9000개로 2019년 상반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상승 흐름과 거래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며 거래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과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확대 등도 투자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3월에 이어 5월에도 100조원을 넘는 역사적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거래대금과 운용평가손익이 올해 1분기 정점을 기록했을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증시 조정이나 거래 감소가 나타날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 증권업 환경과 실적은 양호하겠지만 거래대금을 예측하기 어렵고 1분기 평균을 지속적으로 웃돌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거래대금과 운용평가 손익이 1분기 피크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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