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물가와 금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투자 랠리가 계속될 수 있느냐가 시장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에 기반한 상승 추세 자체는 유효하다고 보면서도, 이번주 엔비디아 실적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전후로 단기 변동성 확대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488.21포인트(6.12%) 내린 7493.20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수는 장중 8046.78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 기대감과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대중 수출 재개가 반도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더는 인내하지 않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6%대 급락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이번주(5월11~15일) 코스피는 1.93% 상승했습니다.
다음주(5월18~22일) 국내 증시는 물가·금리 부담과 AI 투자 기대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CPI)가 전년 동기 대비 3.8%, 생산자물가(PPI)가 6.0%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일부에서는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금리 변수가 AI 투자 사이클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이코노미스트는 "초기에는 빅테크 기업들이 풍부한 현금흐름과 이익을 기반으로 투자를 확대했다면, 최근에는 부채를 활용해 투자 규모를 유지·확대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에서 금리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도 제기됩니다. AI 투자는 일반 소비와 달리 기업간거래(B2B) 설비투자 성격이 강해 금리 충격에 덜 민감하다는 것입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2023년 이후 내내 미국 시장금리는 낮아진 적 없고 소비자물가도 2%대에 고착화된 적 없었지만,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종 주당순이익(EPS)은 꺾이지 않고 가파르게 상향 조정돼 왔다"며 "이번 AI 사이클의 본질은 기업의 IT 장비, 소프트웨어 투자가 실적을 견인하는 B2B 자본적지출(CapEx) 성격이어서 과거 소비 경기 주도 국면과 본질적으로 차별화된다"고 했습니다.
증권가는 이번 주 예정된 주요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20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에 관심이 쏠립니다. 매출 787억 6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76달러의 시장 예상치가 형성된 가운데,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엔비디아가 중국 기업들에 고성능 반도체 판매를 재개할 경우 이를 향후 실적 전망치에 얼마나 반영할지, 차세대 반도체 플랫폼인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지를 가이던스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증권가에선 이번 발표를 클라우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라, AI 인프라 수요가 실제 매출과 가이던스로 직접 확인되는 핵심 이벤트로 보고 있습니다.
21일에는
삼성전자(005930) 노조 총파업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4월 회의 의사록 공개가 동시에 예정돼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과 연봉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18일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장기화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SK하이닉스(000660)의 반사수혜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의 경우 4월 회의 당시 위원 12명 중 3명이 금리 동결에는 찬성하면서도 완화 편향 문구 유지에는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의사록을 통해 매파적 위원들의 영향력이 확인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추가 위축될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7200~8100선으로 제시했습니다.
대신증권(003540)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12배 수준인 7000~7100선을 의미 있는 지지선으로 보고 조정 시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업종 전략으로는 반도체 대형주 비중을 유지하면서 2차전지, 방산, 화장품, 소매·유통 등 낙폭 과대 실적주로 순환매에 대비하는 전략이 권고됩니다.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현재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는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우려이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란 전쟁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국제유가 안정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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