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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실적 부진 후 터닝포인트..'안정성'에 주목
2013-02-11 10:22:44 2013-02-11 10:25:14
[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성 비용 증가와 충당금 발생 등이 실적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증권가는 ▲추가적인 순이익마진(NIM)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점 ▲자산 건전성 추이도 안정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점 ▲각 은행이 비용절감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실적 악화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해 실적이 저점을 찍었지만, 올해는 속도가 더디더라도 서서히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등이 이뤄질 전망이어서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예견된 4분기 실적 '부진'..터닝포인트 '슬금'
 
앞서 실적을 발표한 두 지방은행을 제외한 6개 은행(신한지주,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외환은행)이 지난 7일 나란히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은행업종 순이익 합계는 1조원으로 증권가의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4분기 연결기준 당기 순이익은 660억원으로 적자 전환됐으며,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IBK투자증권은 "하나금융의 실적 부진의 주요인으로 그룹기준 순이자마진의 하락과 법정관리 추가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 퇴직연금충당금 할인률 재조정 등 비경상적 요인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추가 지분을 인수했고, 이에 순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실적부진이 지속적이지 않고 외환은행(004940)과의 시너지가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심규선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105560)이 지난해 4분기 연결이익이 2138억원으로 전년보다 47.9% 감소했다"며 "이는 이자이익과 비이자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심 연구원은 "KB금융의 ING생명 인수가 무산되면서 비은행부문 강화에 대한 기대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며 "경쟁력 있는 은행과 신용카드 부문의 견조한 실적 유지와 자산건전성 유지로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주가 상승의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금융(053000)의 4분기 순이익은 1820억원으로 전년대비 48.9% 낮아졌다"며 "비이자 부문과 판관비에서 일회성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영화 재논의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이것이 구체적으로 가시화 될 경우 주가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수익성 하락의 시대, '안정성'으로 선택하라
 
주요 은행들의 올해 전망을 살펴보면, 순이익마진을 지난해 4분기 수준으로 유지하고, 자산은 2~3%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비용과 대손비용은 안정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증권은 5대은행(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기업은행(024110))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자본적정성에 대한 기조가 쉽게 퇴조될 것 같지 않기에 향후 ROE는 추가적 하락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성장이 유지되고 ROE가 높은 지방은행들이 유망해 보이지만, 대형은행 중 안정적인 기업지배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투자판단을 제시한다"며 "민영화 이벤트가 기대되는 우리금융도 긍정적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 시장이 순익을 추정하고 조정하면서 은행주에 대해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하나금융과 KB금융을 추천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은갑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부진한 실적에 올해 기대수준도 낮춰야 할 전망"이라고 말했지만, "신한지주(055550)가 대형 금융지주사 중 가장 듬직한 은행주"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신한지주가 희망퇴직 등 일반관리비의 증가와 일회성 비용이 있어 실적이 부진했지만, 타 은행보다 비용증가가 적어 기대수준을 충족시켰다"며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어려운 여건에서도 이익변동성이 낮은 신한지주의 기초체력이 우위에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도 '수급'보다 '기초체력'에 집중
 
지방은행의 경우도 4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지역 경기를 기반으로 한 기초체력의 우위가 주가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BS금융지주(138930)의 지난해 4분기 당기 순이익은 549억원으로 전년대비 30.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의 17.4%를 하회하는 수치다.
 
DGB금융지주(139130)도 지난해 4분기 당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17.8% 감소한 39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의 9%를 밑돌았다.
 
두 지방은행 역시 충당금 발생과 일회성 비용의 증가로 실적 둔화가 현실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은 그러나 "11% 이상의 ROE가 창출될 수 있는 은행은 지방은행이 유일하다"며 "높은 대출 성장과 안정적인 자산 건전성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 현재 지방은행의 높은 벨류에이션 프리미엄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지역 경기를 기반으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레버리지와 자산수익률(ROA)가 시현되고 있는 점은 주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며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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