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의 지시성 요청…이석연 "문자 하나 갖고 그랬겠냐"
내란전담재판부·법왜곡죄 '공개 반대'…"사사건건 행보에 관여"
2026-05-21 17:28:48 2026-05-21 17:52:59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청와대 행정관이 부총리급에 해당하는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에게 '지시성 요청' 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권 내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 수장이 직접 청와대 직원의 '갑질'을 폭로한 건데요. 이 위원장은 "문자 하나만 갖고 그랬겠냐"며 청와대 측의 반복된 '갑질' 행태를 문제 삼았습니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소속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반대 의견도 청취해야"
 
이 위원장은 21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대통령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국민 통합과 관련한 세 가지 요청 사항을 이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언급한 세 가지 요청 사항은 △국정 철학을 넘어선 '통합' △'반대 의견'에 대한 청취 △'모두의 대통령' 실천 등입니다. 
 
즉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집단지성이라는 함정에 빠질 것이 아니라 반대·토론이 자유로운 정책 결정 과정이 돼야 한다는 겁니다.
 
이 위원장은 이번 간담회의 '뼈 있는 조언'에 앞서 이른바 '청와대 행정관의 갑질'을 폭로하며 현재 청와대 내부의 '이상 현상'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 위원장이 전날 직접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이번 '대통령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 준비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첨부된 메일은 청와대 소속의 한 행정관이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부총리급)에게 보낸 사실상의 경고성 메일"이라며 "공직사회의 최고 권부인 대통령실에서 이러한 방식의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을 국민통합비서관실 행정관이라고 밝힌 인물은 "대통령실 요청 국정 과제 관련 필수 자료의 제출 마감이 금일(17일)까지이나, 위원회 측의 소통 부재로 지연되고 있다"며 "이는 향후 국정 운영 및 대통령 보고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을 엄중히 고지합니다"라고 이 위원장에게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해당 메시지와 관련해 "이미 지난 14일 위원장 승인 아래 대통령 보고 사항을 수석실에 전달했음에도, 자신들이 요구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요일 밤까지 직원들을 압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이번 상황에 대한 경위 파악과 함께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내부적인 검토와 조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권 내 '불편한 기색'과 '뼈 있는 폭로'
 
문제는 이 위원장의 폭로가 단순히 청와대 행정관의 '도 넘은 갑질'에 그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문자만 가지고 그랬겠냐"고 강조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냈던 중도 보수 인사로, 이 대통령의 지난 대선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와 이 위원장 사이 갈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위원장은 그간 여당이 추진하는 '내란 전담 재판부'와 '법 왜곡죄' 등에 대해 공개 반대 목소리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위원장은 청와대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국민통합위가 준비하고 있는 '국민 통합 지수' 개발 관련 해외 출장 행사에 청와대 인사를 참여시키고 예산도 위원회가 충당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사사건건 행보에 관여하고 불필요한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여권에서 이 위원장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권 내부에서는 청와대에서도 이 위원장에게 발언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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