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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30년 기부천사', 김태형 국민 화백 아들
매 겨울마다 1000만원씩 기부
2022-02-28 17:05:28 2022-02-28 17:05:28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올 한 해도 구민들의 도움으로 병원을 무탈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 그분들께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고 싶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1983년부터 이비인후과 의원을 운영해 온 김모(73) 원장은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구청에 성금 1000만원을 기부했다. 30년 간 한결 같이 지켜온 선행이다.
 
해마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이 시작되면 김 원장은 강북구 복지정책과를 방문해 조용히 성금을 놓고 간다고 한다. 김 원장은 주위 이웃을 위한 배려와 봉사정신을 선친으로부터 배웠다고 말한다.
 
그의 부친은 1948년부터 국정교과서 편찬위원으로 활동하며 1980년대 초까지 약 30여년 동안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를 그린 고 김태형 화백이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오징어게임으로 더 유명해진 ‘철수와 영이’ 삽화가 바로 김 화백의 작품이다. 국민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김 원장은 “정겹고 훈훈한 그림들을 통해 당시 국민들과 그 시절 교육을 받으신 분들의 마음에 따뜻함과 위안을 드렸던 선친의 뜻을 이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기부를 지속하고 싶다”며 계속적인 선행 의지를 밝혔다.
 
2016년에는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김 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회를 갖기도 한 김 원장은 아버지의 업적에 대해 무척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선행이 알려지는 것은 극구 원치 않았다고 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최근 코로나로 더욱 어려워진 여건 속에서도 변함없는 사랑을 실천해 주고 계신 김 원장, 그리고 부친께도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모인 정성들이 어려운 이웃들에 고스란히 잘 전달돼 희망의 싹이 될 수 있도록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강북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추진한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사업을 통해 약 9억6000만원의 성금·품을 모금했다.
 
고 김태형 화백의 철수와 영이 삽화의 한 장면. 사진=강북구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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