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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스코프) 코로나에도 '차석용 매직' 이룬 LG생활건강
공격적인 M&A 전략으로 15년 연속 성장세
2020-07-02 15:01:08 2020-07-02 15:01:08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기록의 사나이', '매직맨', 'M&A의 귀재'로 불리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가면서 경영 능력이 재조명 받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생경영으로 가맹점과 함께 성장을 도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차 부회장은 2005년 취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차 부회장이 부임하기 직전인 2004년 연매출은 9526억원, 영업이익은 544억원에 불과했지만 15년 동안 성장을 거듭하며 2019년 연매출 7조6854억원, 영업이익 1조1764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3.9%, 13.2%, 13.9% 급등한 수치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화장품 사업은 쪼그라들었지만 생활용품 사업이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LG생활건강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차 부회장의 인수합병 전략 때문이다. 차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에 합류한 이후 국내외를 막론하고 공격적인 M&A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뷰티(화장품)·HPC(생활용품)·리프레시먼트(음료) 3개 사업부의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며, 현재까지 진행한 굵직한 M&A만 24건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은 미국 현지법인인 LG 하우스홀드&헬스케어의 주식을 약 2025억원에 취득했으며, 미국 화장품 브랜드 뉴에이본과 피지오겔의 아시아, 북미 사업권을 인수했다. 
 
가맹점과의 상생경영에도 힘을 싣고 있다. 차 부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화장품 가맹점들을 돕기 위해 약 500개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7월 월세 50%를 지원했다. 이는 지난 3월에 이은 두 번째 지원으로, LG생활건강은 방문판매 화장품 대리점과 생활용품·음료 대리점 등의 직원 인건비 약 8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언택트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프라인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한 온라인 통합 플랫폼도 오픈했다. 네이처컬렉션, 더페이스샵 직영 온라인몰은 가맹점주 매출 증대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쇼핑 서비스를 중단했다. 대신 제품정보 조회, 매장 위치 검색 등 기능만 유지해 왔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직영 온라인몰 매출과 수익을 가맹점 몫으로 돌릴 수 있는 플랫폼으로 새로 단장했다.
 
차 부회장은 “시장 환경이 빠르게 온라인을 중심으로 재편되며 로드숍을 운영하는 가맹점의 영업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가맹점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차석용 매직'이 2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1분기 선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성장세 지속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2분기에도 K뷰티 업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둘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견고한 브랜드력과 사업 다각화 효과가 빛을 발한 덕분으로 미국·유럽 지역의 매출 노출도가 제한적인 가운데, 중국에서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국경 간 출입국이 정상화되면 면세점 채널 매출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LG생활건강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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