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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런 불황은 처음"…서울 곳곳 '유령도시'
폐업·임시 휴업 줄이어…백화점·패션업계, 봄철 대목도 놓쳐
2020-03-17 14:49:23 2020-03-17 14:49:23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람들 발길이 끊겼는데, 콜센터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로 사람 구경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됐어요. 매출은 말할 것도 없고 살다 이런 불황은 처음이에요."
 
서울 명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김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사실상 '임시 휴업' 상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공포로 인해 사람이 몰리는 장소는 대부분 발길이 끊기면서 인근 영업장까지 직격탄을 맞았다.
 
손님 발길이 끊긴 spa 매장. 사진/뉴스토마토
 
17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평소라면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로 붐비던 곳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곳은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손님이 사라진 명동 인근 상인들의 표정에도 근심과 걱정이 가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70~80%이상 줄면서다. 당장 생계도 걱정이지만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이 증가해 가계 부담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정지출 압박을 버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택하면서 건물 곳곳에는 '임대'라고 써붙인 곳을 빈번하게 볼 수 있었다.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되든 안 되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정부 정책 자금을 지원받으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코로나19 관련 대출 상품의 경우 관련 서류 제출은 물론, 적합 여부 판단을 위한 면담 및 심사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대출을 신청했다는 최모 씨는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며칠씩 은행을 가야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라며 “빚으로 빚을 막는 격인데 대출을 받더라도 사업유지가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판국에 소상공인의 현 상황에 맞는 정책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발걸음을 옮겨 식당들이 모인 골목으로 향했다. 그야말로 개미 한 마리도 볼 수 없을 정도의 적막감이 흘렀다. 방역이 완료됐다는 문구가 붙어있지만 식당에는 손님 한명이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확진자 동선에 낙인 찍혀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보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임시 휴업을 택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고깃집을 운영 중인 손모 씨는 "손님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수시로 소독하고 주말에는 대청소도 하고 있지만 사람이 몰리는 장소 기피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면서 "혹시나 확진자 동선에 포함돼 2차 피해를 입지는 않을까하는 마음에 임시 휴업을 택하는 식당도 있다"라고 토로했다.
 
손님 발길이 끊긴 면세점의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인근에 위치한 백화점의 면세점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백화점과 면세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집 밖을 나서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백화점과 면세점은 확진자가 다녀간 게 확인되면서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한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비 30.6% 급감했다. 할인점 매출액도 19.6% 줄었다. 이렇다 보니 입점 브랜드 업체들 사이에서는 '감염보다 더 무서운 게 휴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백화점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에 고객 발길이 줄면서 봄 시즌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봄을 앞둔 패션·뷰티업계도 움츠러든 모습이다. 학교 개강이 연기된데다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면서 외모를 치장하는 소비가 줄어든 탓이다.
 
백화점 패션브랜드 점주 박모 씨는 "가뜩이나 손님도 끊겨 힘든 상황에서 매출은 줄고 비용 지출은 늘어 손해가 크다"라며 "정부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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