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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보다 경기하락 더 엄중"…부동산 시장 위축 전망
2020-03-16 17:42:08 2020-03-16 17:42:08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해 부동산엔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눌림세가 더 클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진행되고 있는 경기 위축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분양시장 및 재고주택 시장, 인기지역 및 비인기지역에 대한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하에도 불구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시장은 이자 부담 경감, 레버지리 효과가 기대되기보다는 경기 위축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급격한 시장 위축을 방어하는 정도에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그칠 전망”이라며 “자산상품 중 하나인 부동산 시장도 장기적으로 구매자 관망과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경기가 어려워지면 부동산 시장도 같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기업이 어려워지면 기업용 부동산 매각에 나설 것이고, 자영업자는 월세를 못 내면 집을 팔아야 한다. 상가 수익률 하락에 따른 공실률도 상승한다”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가 구조적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정책위원도 “금리를 낮춘다는 것은 그만큼 실물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부동산시장이 당장 달아오를 가능성은 낮다”라며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부동산 보유자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 매도 압박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코로나19 시국이 더 엄중하다”라고 말했다. 박 정책위원은 다만 “시차를 두고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된다면 저금리가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인하로 비규제지역에 대한 투자,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규제지역에 비해 비규제지역이 대출 규제가 느슨하다는 점에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분양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수 있고, 반면 재고주택 시장은 보합세나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확실하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된다”라며 “코로나19 사태 진정이 진전될 경우 바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동성 자금이 많아지면 인기 지역은 계속 인기 있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특히 현재 온라인 청약시장은 여전히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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