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정부 규제에 코로나19까지…강남구 아파트 절반 이상 가격 '하락'
3월 실거래 매물 전수 조사…41건 중 22건 직전 거래보다 '후퇴'
2020-03-16 14:39:24 2020-03-16 15:44:09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올해 3월에 팔린 강남구 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직전 거래보다 하락한 가격에 실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우리나라 ‘부동산 불패 신화’를 이끌었던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다. 실제 한국감정원 등 대부분의 조사기관에서 강남구 아파트 가격 하락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하락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3월에 팔린 강남구 아파트 43건 중 최근 1년간 직전 매매 사례가 없는 2건을 제외하고, 41건 중 절반이 넘는 22건이 직전 매매가격보다 하락한 가격에 팔렸다. 실제 지난해 12월12일 28억5000만원에 팔린 도곡렉슬 120.8233m² 매물은 3월4일 2억원 하락한 26억5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여기에 지난해 12월4일 21억5000만원에 거래된 대치동 은마아파트 76.79m² 매물도 3월10일 2억원 하락한 19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실거래가 하락은 물론 매매건수도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 12월 863건을 기록했던 강남구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올해 1월 409건으로 반토막났고, 2월 거래건수도 192건을 기록한 상태다. 아울러 보름이 지난 3월 거래건수는 불과 43건을 기록하고 있어 3월 한달 강남구 아파트 거래건수가 100건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남구 및 강남권 아파트 가격 하락은 조사기관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강남 3구 모두 주간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8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태다. 여기에 민관 조사기관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둘째주 강남4구가 모두 일제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말부터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였지만, 민간 조사에서 강남4구 전체가 일제히 하락 전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남구 및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핀셋 규제를 시작한 이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고, 2월 중반부터 코로나19 여파가 급속하게 퍼지면서 아파트 매매 분위기는 더욱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대면 접촉을 꺼리면서 공인중개사를 찾거나,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강남권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남권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19가 더욱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3일부터 투기과열지구내 9억원 초과 주택 매매 시 자금조달계획서 및 증빙서류까지 첨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강남권 아파트 거래 위축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여세 등 투명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투자자 입장에서 강남권 아파트 구매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4차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