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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전파지' 영남에 몰린 금융공기업 비상
사장·부사장 이원화 근무하고 직원 2교대…상황별 시나리오 대응
2020-02-25 14:42:51 2020-02-25 15:02:29
[뉴스토마토 최홍 최한영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공공기관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총력전에 나섰다. 상당수 기관이 '슈퍼전파' 지역인 대구·부산에 몰려 있어서다. 이들 기관은 감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일 건물을 방역하거나, 2교대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혹시 모를 업무 마비를 대비해 사장과 부사장의 업무공간도 따로 분리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공기관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상황별 시나리오를 만들고 방역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우선 대구에 본사를 둔 신용보증기금은 다른 기관보다 상황을 더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 슈퍼전파자인 신천지 환자가 대구에서 발생한 탓이다. 신보는 외부에서 오는 업무협의를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꼭 필요한 경우 건물 1층에서 진행한다. 신보 내에 있는 북카페·어린이집도 지난주 폐쇄했다. 신보 관계자는 "최대한 비대면으로 업무할 계획"이라며 "재택근무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도 대구 합숙소(원룸)에 머물며 최대한 이동을 자제하고 있다.
 
부산에 본점을 둔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코로나19 대응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다. 최근 부산은 온천교회 집단 감염으로 순식간에 '제2 슈퍼전파' 지역이 됐다. 주금공과 캠코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건물에 상주해 있다. 확진자가 나올 경우 두 기관 업무가 모두 마비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금공과 캠코는 BIFC건물을 매일 방역하고 있다. 방역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출입구는 한 곳으로 일원화 했다. 특히 주금공은 사장과 부사장의 근무지를 서울과 부산으로 나눠 컨트롤타워 마비를 대비하는 중이다.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주로 비대면으로 업무를 본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본점은 서울에 있지만 두 기관 모두 대구·부산에 지점이 있어 안심할수 없다. 산은은 대구·경북 지점을 어제부터 2교대 근무로 전환했다. 감염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수은도 2교대근무제를 코로나19 대응방안에 포함시켰다. 국외 출장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허가한다. 확진자가 발생해 지점을 폐쇄할 경우 인근 지점으로 업무를 이관하는 대응방안도 갖추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점 직원들의 온도체크, 동선 파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비상이 걸린 건 마찬가지다. 확진자가 다녀갔을 경우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하에 해당 영업점 폐쇄 조치도 선제적으로 취하고 있다. 대체사무실 확보, 필수 인력 재택 근무환경 마련 등 확진자 발생으로 본점이 폐쇄될 경우에 대비한 비상계획도 각 은행 별로 마련 중이다. 
 
한편에서는 지원책도 마련 중이다. 각 은행 별로 수천억원대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투입 계획을 밝히고 있으며 마스크·손세정제 등이 담긴 구호물품 또는 구호금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달 중이다. 기업·소매금융을 막론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이 높은 업종 특성상 연말 구호성금 출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온 은행권은 이번 사태에서도 활발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기관 관계자들과의 제2차 코로나19 금융권 대응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최한영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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