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혁신' 위해 기득권 내려놓은 유승민…'새보수' 이미지만 흡수하려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출범 일주일만에 공천 잡음…"분홍 옷 만으로 젊은 세대 함께 안해"
2020-02-20 15:51:01 2020-02-20 15:51:01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통합을 이룬 '미래통합당' 내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4·15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보수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 유 의원과 한국당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황 대표의 모습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7일 공식적으로 보수 야권의 통합을 이룬 '미래통합당'이 출범 일주일 만에 공천 잡음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크게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통합을 이룬 모양새지만 사실상 한국당이 새보수당을 '흡수통합'했다는 모습이 연출되면서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첫 상견례 당시부터 이들의 잡음이 흘러나왔다. 미래통합당의 첫 의원총회에서 새보수당 출신의 정병국 의원은 "정말 어려운 서로의 결단을 통해서 오늘 이 자리까지 왔다"며 "그러나 통합당은 함께 참여한 것이다, 이 앞에 나온 사람들이 새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의총이 한국당이 새보수당 의원들의 환영회를 한 모습을 보여서다. 당대당 통합이라면 각 당 의원들이 서로 인사를 해야하지만 한국당 출신 의원들이 새보수당 의원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원인이었다.
 
의총 장면은 통합당의 단적인 면으로 볼 수 있다. 새보수당은 통합과정에서 보수혁신을 요구했지만 사실상 이는 이뤄지지 않고있다. 미래통합당의 지도부가 황교안 대표를 필두로 변함 없이 한국당 지도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의 희생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은 유 의원의 결단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 의원이 통합 과정에서 보수 혁신과 새보수당 당직자들의 고용승계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의원은 통합 과정에서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보수 뿌리부터 재건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특히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 짓자'라는 보수 통합 3원칙을 거듭 강조하며 보수의 혁신을 주장했다. 그는 "껍데기만 남은 낡은 집 허물고 새집 지어야 보수 미래를 펼칠 수 있다"며 "3원칙 중 으뜸은 바로 개혁보수의 정신이다. 진정한 보수는 원칙을 지키되 끊임없이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통합당의 이준석 최고위원도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과 하태경이 분홍색 옷을 입는다고 해서 젊은 세대들이 미래통합당과 함께하지는 않는다"며 한국당의 거듭된 혁신을 요구했다. 
 
이에 황교안 대표는 "지금은 당 내에서 나오는 작은 잡음도 큰 소음으로 들릴 수 있는 엄중한 시기"라며 "우리의 분열을 손꼽아 기다리는 세력이 있는 만큼, 대표인 저부터 조심하고 유의하겠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황 대표가 종로 선거에 사실상 몰두되면서 개혁보수를 위한 보수혁신은 뒤로 내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통합당 내 새보수당 출신의 한 예비후보는 <뉴스토마토>와 만나 "한국당이 새보수당의 '이미지'만을 흡수하려 통합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유 의원이 강조한 보수혁신이 없다면 당대당 통합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유의동(왼쪽부터), 이혜훈, 오신환, 정병국, 이언주 의원, 김영환 전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첫 의원총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