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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논문 AI로 보니…김정은 시대 '개혁·개방' 뚜렷
한은 '북한 경제정책 변화' 보고서 발표
2020-02-19 06:00:00 2020-02-19 06: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북한 경제 논문들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김정은 시대 들어 개혁과 개방을 추구하는 경제정책 전략과 방향이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북한 경제연구로 분석한 경제정책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통치 시기에 들면서 해외은행제도, 화폐유통과 환율 등 개혁·개방을 위한 기초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외부적으로 자강제일주의나 국산화 장려정책 등 폐쇄·고립주의를 내세우는 모습과 다르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북한 문헌에서 유추할 수 있는 최고통치자의 정책적 관심사와 노선 변화를 분석했다. 지난 1988년부터 2018년까지 30여년간 북한 학술지 ‘경제연구’에 게재된 2757건의 논문을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 등 AI 기법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분석은 통치자 시기별 논문의 주제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텍스트로부터 주제를 추출하는 토픽모형을 적용했다. 논문 제목에 등장하는 단어와 주제의 결합 확률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시기별 논문 제목의 주제 분포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김일성 시기는 농업과 자본주의 체제비판 등의 주제가 높은 확률로 추출됐고, 김정일 시기에는 자본주의 비판, 식민지 침탈, 생산력 증대 등의 주제가 주를 이뤘다. 반면, 김정은 시기에 들면서 해외은행제도, 화폐유통과 환율, 무역이론 국제화 시대의 경쟁력 등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개혁과 개방을 위한 기초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현 한은 조사국 거시모형부 과장은 "그동안 북한 관련 기초 연구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객관적인 모형을 통한 분석이 쉽지 않았다"며 "AI 분석 기법을 활용하면서 북한 최고지도자의 정책적 관심사과 경제정책 방향 등에 대한 유의미한 진단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시대에 들어 개혁·개방을 추구하는 경제정책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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