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인수전 ‘장고’…‘뉴 이천포럼’ 촉각
두산·SK, 실트론 매각 협상 장기화
반도체 초호황에 웨이퍼 가치 올라
2026-06-12 14:46:09 2026-06-12 14:46:09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SK그룹과 두산그룹의 웨이퍼 제조 회사 SK실트론 매각 협상이 장고에 들어가면서 양사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사업 발전으로 반도체 초호황기(슈퍼사이클)가 찾아오면서, SK실트론의 기업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업계에선 13일까지 열리는 SK그룹의 ‘뉴 이천포럼’ 이후 최종적으로 이사회가 매각 여부를 결정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SK실트론 구미사업장 전경. (사진=SK실트론)
 
12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해 말 두산그룹을 SK실트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 매각 협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협상 대상은 SK그룹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 등 70.6%로, SK 기업가치는 약 5조원 이상 수준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최종 주식매매계약(SPA)은 체결되지 않았습니다.
 
두산그룹에게 SK실트론은 반도체 밸류체인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습니다. 두산그룹이 SK실트론을 인수하게 되면 웨이퍼부터 기판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 웨이퍼 테스트(두산테스나)로 이어지는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예정된 두산그룹과 SK그룹의 임시 이사회가 취소되는 등 최종 협상이 길어지는 모습입니다.
 
이번 매각 지연 배경에는 SK실트론의 기업 가치에 대한 인식 차이가 꼽힙니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전문 생산기업인 데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 업체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기초 재료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의 가치가 뛰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SK실트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7%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종속 기업을 제외한 별도 매출로 보면 영업이익은 63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자회사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 부진을 제외하면 모회사 사업은 이익을 계속 내는 셈입니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으로 SiC 사업의 손실이 나더라도 웨이퍼 사업의 가치는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양사 모두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SK그룹의 ‘뉴 이천포럼’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뉴 이천포럼은 기존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을 통합한 세로운 회의체입니다. SK그룹이 AI 전환(AX) 경영에 속도를 내는 데다 지난 2024년부터 그룹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해 온 만큼, 뉴 이천포럼 이후 양사가 이사회를 열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하지만 이번 뉴 이천포럼이 AX 가속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이번 행사에서 SK실트론 매각 방향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뉴 이천포럼은 그룹 차원의 AX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고 방향성을 잡기 위한 자리로, SK실트론 매각 논의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결국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의결할 사항”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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