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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해외법인 신용공여 길 언제 열리나…국회 통과 '난망'
17일 임시국회 개막…자본시장활성화 법안 처리 '관심'
정무위 법안통과율 25% 그쳐…업계 "쉽진 않지만 계속 노력"
2020-02-17 01:00:00 2020-02-17 01: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제20대 국회 임기 만료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증권사의 해외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 등 자본시장 활성화 관련 법안은 여전히 표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여야가 2월 임시국회 일정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2016년 5월30일~2020년 5월29일) 회기 중 정무위원회에 접수된 법안은 모두 1680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일부 개정 법률안은 총 105건으로 법안 통과율은 25.7%(27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 대한 신용공여 규제 합리화 △금융투자회사의 정보교류 차단(차이니스 월) 축소 △전문사모투자 중개업 제도 마련 △기금형 퇴직연금 및 디폴트옵션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해외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를 허용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최운열 의원 대표 발의)’ 통과가 가장 시급한 과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해외법인을 포함한 계열사에 신용공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목표로 공격적인 해외진출을 하려고 해도 손발이 묶여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해외 자회사에 신용공여를 한 문제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정부가 ‘현장 밀착형 규제혁신방안’을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해외계열사 신용공여를 해제하겠다고 물꼬를 터준 만큼 법안 통과에도 탄력이 붙길 희망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해외 계열사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본사로부터 유상증자를 받거나 현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나 금리를 감안하면 둘 다 쉽지 않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이 필수적인 만큼 조속한 심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또한 취임 일성으로 “종투의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허용 관련법의 국회 통과와 브로커리지 업무의 글로벌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대 국회가 5월 말 종료되는데다 임시국회에서도 쟁점이 많아 실제 법안 처리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최운열 의원실 한 관계자는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종투사에 대한 신용공여 규제를 합리화하고자 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신경 쓰고 있지만 (이번 회기 내에 본회의 통과를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허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금투협은 종투사 신용공여 허용 외에도 기금형 퇴직연금·디폴트옵션 도입(한정애·김태년 의원 발의)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과, 전문사모투자중개업 제도 도입(유동수 의원 발의)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퇴직연금 제도 개선이나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 개정 필요성을 설명하고 업계의 목소리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해당 법안들은 20대 국회 만료와 함께 폐기된다”며 “남은 국회 일정이 매우 빠듯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상황은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금융위원회가 중점 입법안으로 꼽았던 금융소비자보호법도 관심사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법제사법위원회 한 관계자는 “금소법은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를 통과해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면서도 “법안 통과 가능성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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