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노조 와해' 강경훈 부사장에 징역 1년4개월 실형
법원 "에버랜드 노사관계 발전·건강한 기업 자리매김 막아" 지적
입력 : 2019-12-13 18:12:52 수정 : 2019-12-13 18:12:52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공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경훈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정 구속은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손동환)는 13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 부사장에게 징역 1년4개월을,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모 전 삼성에버랜드 인사지원실장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른바 '어용 노조'의 위원장 임모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노조 와해 전략을 시행한 임직원들은 각각 징역 6개월~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 부사장 등은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금속노조 삼성지회 에버랜드 노조 설립 및 활동을 방해한 혐의(노동조합법 위반)를 받는다. 이들은 어용 노조를 만들어 조장희씨 등이 설립한 삼성노조가 단체협약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노조 활동을 지배하고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어용 노조를 위해서는 노조 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대신 작성하거나 검토해주고, 어용 노조위원장 임모씨에게 언론 대응 요령을 교육하는 등 조직적으로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방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노조 간부들의 비위를 수집하고, 노조원과 가족들을 미행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미행과 정보수집을 통해 조씨가 대포차를 운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차량의 번호까지 촬영해 경찰에 제공했다. 결국 조씨가 회사 내에서 체포되도록 한 다음 이를 징계 해고 사유로 삼았다.  
 
재판부는 그룹의 비노조 경영방침을 유지하기 위해 노조를 감시하고 와해 지시를 내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강 부사장의 혐의가 크다고 봤다. 재판부는 "미전실은 그룹의 최고의사결정 보좌 기관으로서 그룹의 노사 전략을 지시하고 전파했다"면서 "(강 부사장은) 삼성그룹 노사 업무를 총괄하면서 징계 업무와 노조 설립 승인 등을 통해 사실상 이 사건 범행을 지휘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들에게는 공통으로 "근로자를 상당 기간 감시하면서 그들의 사생활 빼내고 징계 사유를 억지로 찾아내서 회사에서 내쫓거나 급여를 깎아 경제적 압박을 가했으며, 사용자에 협조적인 노조를 대표로 삼으며 적대적 노조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면서 "근로자는 정당한 권리 행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적대시되고 인권을 존중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근로자들이 노조 활동을 하는 데 두려움을 갖게 해 에버랜드 노사관계의 발전을 막은 것은 물론 건강한 기업으로 애버랜드를 자리 잡지 못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19세기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자 생활상을 그린 소설 '어려운 시절'을 인용하면서 "소설 속 인물은 산업도시 공장 노동자의 유일하고 즉각적인 목적이 6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타는 것과 사슴고기를 먹는 것이라 했는데, 21세기에 사는 피고인들이 소설 속 인물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나 의심이 든다"고도 꼬집었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리조트지원센터 앞에서 열린 삼성노조 조장희 원직복직 기념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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