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막지 말라"
민변, 위안부 손배소 간담회서 "일본국 법적책임 물을 수 있어야"
입력 : 2019-11-13 17:29:19 수정 : 2019-11-13 17:29:19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우리는 돈이 아니다. 살아있는 역사의 증거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를 막지 말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13일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재판에 직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일본 정부를 향해 "당당하면 재판에 나와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수(왼쪽 두번째) 할머니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3년 만에 개시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일본정부 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맞는 피해자 및 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광옥 변호사, 이용수, 길원옥, 이옥선 할머니. 사진/뉴시스
 
이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이번 손해배상 소송의 진행 경과와 법적 쟁점, 향후 계획 등이 발표됐다. 이번 소송은 3년 전인 2016년 12월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1명과 6명의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일본국을 상대로 낸 소송이다. 
 
하지만 재판은 좀처럼 진척이 없었다. 법원행정처가 소송 당사자인 일본 정부에 소장을 송달했지만, 일본 정부가 헤이그협약을 근거로 여러 차례 이를 반송했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이 가입한 헤이그협약은 '자국의 주권 또는 안보를 침해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에 한해 송달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법원은 공시송달 절차를 진행했고, 올해 5월9일 자정부터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효력이 발생해 3년 만에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거나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과보 등에 게재한 후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제도다.
 
민변은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거나 2015년 12월28일 한일외교장관합의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가지는 '배상청구권'은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국가 간의 합의로 피해자 개인으로서 가지는 배상청구권은 소멸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주권면제'를 이유로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주권면제란 한 주권국가에 대해 다른 나라가 자국의 국내법을 적용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원칙이다. 민변은 "일본 정부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공시송달을 확정하자 한국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국제법상 주권면제원칙에 근거해 각하돼야 한다고 통보했다"면서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송달거부와 주권면제 주장은 피해자들의 인권을 재차 침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원고들이 얼마 남지 않는 삶의 끝자락에서 굳이 일본국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은 죽는 순간까지도 일본국, 일본군이 자행한 반인륜적 범죄를 확인하고 이를 역사에 기록하기 위한 것이고, 일본국의 법적책임을 명확하게 밝힘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범죄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역사적 반성을  새기고자 하는 것"이라며 "피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1965년 청구권협정이나 2015년 12월28일 한일 외교장관회담 합의(2015년 위안부 합의)에 의해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이 아님을 대한민국 법원에서 확인받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법부가 피해자들의 존엄과 회복을 위해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서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확인하고 일본국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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