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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살아남은 송정중, 아이들은 어쩌나?
2019-10-23 16:01:35 2019-10-23 16:01:35
서울교육청, 유지 결정
폐교 반대 1만3천명
각종 정책 모순도 발목잡아
203억 교부금 중 170억 소진
‘뭉텅이’ 전학 예상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폐교 반대가 무척 거세던 송정중학교가 끝내 살아남았습니다.
 
어제 서울시교육청은 송정중의 통폐합을 취소하고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에는 여론이 컸습니다. 행정예고 기간 1달 정도에 1만4000명이 의견을 내서, 그 중 87%가 넘는 1만3000명이 폐교에 반대한 꼴이어서 압도적이었습니다.
 
압도적인 여론과 함께 정책 모순도 번복하는 데 한몫했습니다. 교육청이 통폐합을 진행하는 동시에, 송정중을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한 점은 모순으로 보이기 딱 알맞았습니다. 작은 학교를 지켜왔다는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은 건 당연합니다.
 
이토록 송정중은 박수를 받으며 살아남게 됐지만, 앞으로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통폐합을 거쳐 새 학교를 짓는 교육청은 교육부의 교부금을 받는데, 203억을 받아서 170억을 다 써버린 겁니다. 송정중을 통폐합하지 않게 됐으니, 이미 써버린 걸 돌려줘야 하는지 등을 교육청과 교육부가 협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학 문제도 큽니다. 지금 1학년이고 내년에 2학년이 되는 146명은 100명이, 지금 2학년이고 내년에 고3이 되는 145명은 절반이 마곡 지구에 삽니다. 새로 생길 마곡2중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게다가 혁신학교 찬반, 폐교 찬반으로 학부모 사이가 악화되서 관계를 추스르는 일도 시급해 보입니다.
 
학교를 지키던 사람들은 교육청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뒤처리에 막막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조희연 교육감의 입장문처럼 교육청이 함께 하는 자세가 필요해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신태현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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