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올해로 50돌을 맞은 국내 최대 규모 전자·IT전시회 '한국전자산업대전(KES) 2019'가 8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초연결 사회, 삶을 IT(잇)다!’라는 주제로 총 443개 업체가 1100부스를 꾸민 가운데, 전시회의 양대축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고 라이프스타일 혁신 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개막일인 8일 삼성 코엑스에서 열리는 KES2019 전시장을 찾았다. 이번 전시의 관전 포인트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혁신 폼팩터' 대결로 떠오르면서 양사의 폴더블 폰·롤러블 TV 부스는 많은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8일 KES 2019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갤럭시 폴드'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서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갤럭시 폴드가 국내 전시회에서 일반인에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해당 존에는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폴더블 폰을 만나기 위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갤럭시 폴드를 직접 체험해 본 이용석(서울 강남구·33세)씨는 "직접 보기 전에는 접었을 때의 두께나 사용성에 대해 우려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립감과 편의성 등이 모두 만족스러웠고, 새로운 기술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이제껏 아이폰만 사용해왔는데 갤럭시 폴드를 실제로 보니 구매할 의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LG전자 부스 입구에 전시된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LG 시그니처 OLED R' 역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대의 LG 시그니처 OLED R이 본체 속으로 말려 들어가 있다가 펼쳐져 올라올 때마다 관람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감탄사를 보냈다. 롤러블 TV의 쇼를 지인들에게 공유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촬영하는 관람객들도 많았다. LG전자 부스에서 만난 이현희(서울 관악구·42세)씨는 "말로만 듣던 롤러블 TV를 직접 보니 신기하다"며 "가격대만 아니면 하나 구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의 부스에서는 각사가 내세우는 미래형 기술 전시 규모는 예년에 비해 줄었다. 삼성전자 부스에는 AI 플랫폼 '빅스비'나 스마트홈을 중점으로 내세운 전시존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개인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와 주방용 빌트인 가전,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 라이프스타일 TV '더 셰리프·더 세로·더 프레임' 등이 주를 이루며 '라이프스타일 혁신'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었다.
LG전자의 인공지능 플랫폼 'LG 씽큐'를 체험할 수 있는 씽큐 존. 사진/뉴스토마토
LG전자 부스에도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맞춰 군무를 선보이는 등 전시회를 수놓았던 8종의 로봇 클로이 제품군은 별도의 전시존이 마련되지 않았다. 대신 자체 AI 플랫폼인 'LG 씽큐' 중심의 스마트 라이프를 체험할 수 있는 존이 대규모로 구성됐다. 가정용 로봇인 '클로이 홈'은 각각의 체험존에 한 대씩 비치돼 가정에서의 연결성을 어떻게 돕는지를 보여주는 용도로만 등장했다. 이 밖에 LG 시그니처의 새로운 라인업인 와인셀러와 상냉장ㆍ하냉동 냉장고, 가정용 맥주제조기 'LG 홈브루' 등도 전시됐다. LG 홈브루는 최근 시음행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시음할 수 없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IMID)' 전시장에 각각 부스를 꾸미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G 시대에 최적화된 '플렉시블 OLED'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홀로그램 기술을 담은 '홀로그램 박스'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는 65형 OLED 패널 4장을 엇갈리게 붙인 후 끝 부분을 둥글게 말아 장미꽃 형태로 구현한 작품으로 전시장 입구를 꾸몄다. 화면에서 소리가 나는 88형 8K 크리스탈사운드 OLED, 현존 가장 빠른 응답속도를 구현하는 65형 크리스탈모션 OLED, 55형 투명 OLED 등도 선보였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최근 화두가 됐던 삼성과 LG의 '8K 신경전'은 부각되지 않았다. LG전자가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양사의 TV를 나란히 전시하며 삼성전자의 QLED 8K TV에 대해 '진짜 8K' 논란을 제기한 이후 국내에서도 양사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이번 전시에서도 이 같은 신경전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양사의 부스에 비교 시연 등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양사의 논쟁은 잠시 소강 국면을 맞은 것으로 관측된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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