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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북, 실무협상 재개해야"…한·일내 핵무장 가능성 거론도
"북한, 완전한 비핵화 약속 이행 없이 경제 번영·안정 없어"
2019-09-07 12:09:10 2019-09-07 12:09:1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6일(현지시간) 북한에 실무협상을 거듭 촉구하면서도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내 핵무장론 제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7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날 미시간대학에서 북한 관련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약속 이행 없이 경제적 번영과 안정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연설에서 북미 양측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가 협상 테이블에서 타협점을 찾고 협상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즉각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도 협상의 장애물을 찾는 행동이 아닌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북미 협상 실패 상황의 위험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비건 대표는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의 대화 중 인상 깊었던 대목을 소개 하며 "키신저 박사는 우리가 오늘날 북한의 핵무기 제거를 위해 일하고 있으나 이런 노력이 실패하면 이후에는 아시아 지역의 핵확산 도전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 국가를 위협할 능력을 보유한 북한은 50년 넘게 구축된 비확산 국제규범을 깨뜨리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며 "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위한 과학적 수단과 기술적 능력을 갖고 있는 와중"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핵)무기가 그들의 영토에서 단지 단거리 탄도미사일 비행 거리에 있다면 얼마나 오래 이런 확신이 지속하겠느냐"라며 "어떤 시점에 한국이나 일본, 여타 아시아 국가 내에서 그들 스스로의 핵 능력을 재고할 필요가 있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그 지역 국가들이 새롭고 더 위험한 전략적 선택을 검토하도록 압박하는 결과를 피하려면 우리는 동아시아의 동맹과 파트너로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시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늘 실패에는 결과가 따른다. 나는 국제사회가 이 일에 실패하면 북한이 아시아에서 마지막 핵보유국이 아닐 것이라는 키신저 박사의 말이 맞을까 우려된다"며 북한에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8월 22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면담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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