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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수주전, '짝퉁 브랜드' 비방까지
브랜드 공유 계열사, 시공주체 두고 꼬투리 잡혀…대응 방안 고심
2019-06-26 14:41:46 2019-06-26 14:41:4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정부 규제로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면서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비방전으로 흐르는 등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모기업 아파트 브랜드를 차용하는 관계사는 최근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짝퉁 브랜드'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공유하는 것이지만 시공 주체에 대한 딴지를 걸며 조금이라도 경쟁우위에 서려는 신경전이 뜨겁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힐스테이트), 대림산업과 삼호·고려개발(e편한세상),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두산위브), 효성과 진흥기업(효성해링턴) 등이다. 관계사들은 모기업에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고, 수주에서 큰 도움을 얻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유명 브랜드 자체에 대한 믿음이 강하게 형성돼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기업 아파트 브랜드를 차용하는 것이 상대 건설사의 공격 타깃이 되고 있다. 일명 ‘짝퉁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씌워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다. 이 때문에 관계사들도 최대한 관계사 이름을 홍보에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남권 등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더욱 조심스럽다. 브랜드가 향후 집값 상승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짝퉁 논란은 현대건설 사례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있다. 현대건설은 자체 시공 아파트에 ‘힐스테이트’와 ‘현대건설’ 브랜드를 함께 쓰기로 했다. 이 때문에 공유 브랜드의 시공 주체를 따지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만 쓸지, ‘현대엔지니어링’ 이름도 함께 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아파트 브랜드는 현대건설과 구분된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선 긋기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브랜드를 나누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인 시각에서는 브랜드를 나누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은 고척4구역 등에서 상대 건설사의 비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품질 관리를 더욱 강화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양사는 힐스테이트 브랜드에 대한 7대 품질 기준 매뉴얼을 자체 제작해 실천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 공동 사용을 위한 ‘공동협의회 및 실무협의회’를 만들어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브랜드 리뉴얼 외관 예시. 사진/현대건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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