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 75% "낙태죄 폐지해야"
"출산은 개인선택·여성만 처벌도 부당"…헌재 위헌심리 영향 줄 듯
입력 : 2019-02-14 18:44:17 수정 : 2019-02-14 18:44:17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가임기 여성의 75.4%는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의 위헌여부를 심리 중인 가운데, 이번 조사결과가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4일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을 위탁받아 지난해 3~11월 만 15~44세 가임기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2018) 주요결과’를 발표했다.
 
형법 개정을 지지한 여성들은 그 이유로 인공임신중절 시 여성만 처벌하기 때문’, ‘인공임신중절의 불법성이 여성을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 노출시키기 때문’, ‘자녀 출산 여부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등을 꼽았다.
 
형법은 269조와 270조에서 낙태를 죄로 규정하고, 낙태를 받은 여성과 이를 실행한 의사와 조산사 등을 처벌하고 있다. 이 조항은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심사 중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에 낙태 실태를 조사·발표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낙태 사유를 규정한 모자보건법 개정 필요성도 높았다. 응답자의 48.9%가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40.4%잘 모름’, 10.7%개정 불필요순으로 답했다. 모자보건법 14조와 시행령 15조는 낙태 허용 사유를 배우자의 장애강간 및 준강간에 의한 임신등으로 극히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의 응답자 중 756명이 낙태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90.2%682명이 수술로 낙태를 받았다. 약물사용자는 9.8%74명에 불과했는데, 이마저도 실패해 53명은 의료기관에서 추가로 수술을 받았다고 답했다. 낙태가 불법이다 보니 낙태를 받는 여성은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불법시술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후 휴식과 치료도 부족했다. 낙태 후 적절한 휴식을 취했다고 답한 여성은 47.7%로 절반에 못 미쳤다. 낙태 후 자궁천공이나 자궁유착증 등 신체적 증상을 경험한 여성도 8.5%였는데, 이들 중 제대로 치료를 받은 여성 역시 43.8%로 절반에 미달했다. 또 낙태를 한 뒤 죄책감이나 자살충동 등 정신적 증상을 겪은 54.6% 여성도 치료를 받은 비율은 14.8%에 불과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인공임신중절건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임신을 경험한 사람의 19.9%가 인공임신중절을 해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위기임신상황에 놓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15~44세 가임기 여성인구 1000명당 임신중절건수를 의미하는 인공임신중절률200529.8%(342433)에서 201015.8%(168738), 20174.8%(49764)으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낙태 사유로는 학업·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자녀계획(자녀를 원치 않아서, 터울 조절 등)’이 주로 꼽혔다. 낙태 당시 나이는 17~43세로 다양했고, 혼인상태는 미혼이 46.9%로 가장 많았다. 기혼 상태(37.9%)도 두 번째로 많았고, 기타 사실혼 및 동거(13.0%), 별거·이혼·사별(2.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시민단체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지난해 11월28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맞이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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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서윤

산업1부. 정유·화학, 중공업, 해운·철강업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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