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의 분석과 전망)문제를 문제 삼지 않는 것이 진짜 문제
입력 : 2019-01-21 06:00:00 수정 : 2019-01-21 06:00:00
언제 어디에서건 반드시 문제는 발생한다. 세상의 그 어떤 조직도 예외는 없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애초의 문제 자체가 아닌 경우가 많다.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처리하느냐가 진짜 문제가 돼버린다. 당사자의 역량, 그리고 조직의 건강성 및 리더의 실력 같은 것을 가늠하는 계기가 된다.
 
지금 서영교, 손혜원 두 의원과 민주당이 여기 딱 들어맞는 케이스다. 논란과 공방이 뜨겁지만 가만 보면 사실 관계 자체에 대해선 큰 다툼이 없는 상황이다.
 
서영교 의원의 경우 "명확한 기억이 없다"면서도 "만약 그랬다면 억울한 것이 없도록 살펴달라고 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안 했다는 말은 없다.
 
손혜원 의원은 더 명확하다. 조카들에게 돈을 줘서 목포에 집을 사게 한 것, 본인이 설립하고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이 십여 건의 집과 땅을 산 것, 의정활동을 하면서 해당 지역 지원을 강력히 주장한 것 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두 사람 모두 항변하고 있다.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정치인, 공직자라고 해서 방어권을 박탈할 순 없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두 사람 모두 '행위'의 문제를 묻는 데 '선한 의도'라고 대답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 의원은 "당원 아들이 정신병을 앓고 있어 불쌍하니까 좀 도와줬다"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의원은 '목숨', '전재산' 등을 걸며 "투기가 아니라 목포 구도심을 살리는 일"이라고 SNS,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였다. "돈이나 이익을 취한 바 없다"는 것은 두 사람의 공통 답변이다.
 
'선한 의도' '진심' '진정성' 등은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검증이 어렵다. 네 편과 내 편을 가르는 기준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법과 제도는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행위를 규율한다.
 
게다가 한국 사회에서 이 규율은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 공인의 공무 수행 과정에서 공적 이익과 사적이익이 충돌하는 이해 상충(conflict of interest)에 대한 해석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직권남용이나 권리행사방해 같은 죄명의 적용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탈당과 장기전으로 예고한 손 의원은 이런 지적에 대해 “여의도 어법보다 공공의 이익에 치중했다”고 받아넘겼다.
 
장본인이자 항변권이 있는 두 사람 말고 민주당은 어땠을까? 민주당은 지난 17일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두 사람 문제를 논의했다. 서 의원이 스스로 원내수석부대표직을 사퇴했을 뿐 당의 조치는 없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서 의원의 행위에 대해 ‘관행’이라는 단어를 썼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만으로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기에 징계할 건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 '행위'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 대변인은 손 의원에 대해선 "투기 목적이 없었다는 손 의원의 입장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의 행위가 아니라 목적, 즉 의도에 대해서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손 의원이 "의혹이 0.001%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탈당과 최초 보도 언론사 고소를 천명하는 자리에는 홍영표 원내대표가 함께 했다.
 
문제를 문제로 본다면 해법 도출은 크게 어렵지 않다. 조직 내외부의 온도차는 있을 수 있지만 토론과 피드백을 통해 합리적 혹은 서로가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를 문제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아주 곤란해진다. 이럴 땐 주로 '선한 의도' '진심' 같은 것이 이유로 등장한다.
 
1996년 6월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의원은 상대 당을 공격하며 "세상에 이런 웃기는 이야기가 있다. '자기가 부동산을 사면 투자고, 남이 사면 투기다' 자기의 여자관계는 로맨스고, 남의 여자 관계는 스캔들이다"고 말했다. 이 당 저 당 의원 할 것 없이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 한국 정치 불멸의 금언인 '내로남불'이 처음 나온 날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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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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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와 기레기들만 문제삼는게 더 문제아닌가.? 서민층과 낙후지역 도움주고 사익보다 공익이 우선인게 뭐가 문제인지, 국회의원은 공인이니 모든 법 테두리 안에서 행동하는게 그게 합당한것인지.... 문제는 문제라 보는 기레기들의 프레임이 문제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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