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브랜드와 협업?…웃음거리 된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 재기에 '찬물'…"뻔뻔스런 거짓말" 비판 쇄도
입력 : 2018-12-11 11:27:40 수정 : 2018-12-11 17:54:5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짝퉁’ 브랜드와 협업을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위해 야심작 갤럭시A8s를 출시했으나 오히려 이미지만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11일 더버지, 엔가젯 등 다수의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갤럭시A8s 공개 행사에서 패션브랜드 슈프림과 제품 개발 과정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무대에 함께 오른 2명의 슈프림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중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며 베이징에 7층짜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지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슈프림은 1994년 뉴욕 맨하탄에서 문을 연 미국 스트릿 패션 브랜드로, 희소성을 바탕으로 한 상품군을 내세워 애플 못지않은 충성 고객층을 확보했다. 나이키, 반스, 노스페이스 등 유명 브랜드부터 꼼데가르송, 톰브라운, 루이비통 등 럭셔리 브랜드까지 패션업계 곳곳에서 러브콜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삼성전자 중국 베이징 갤럭시A8s 공개 현장. 사진/엔가젯, 리처드라이 웨이보
 
문제는 삼성전자가 협력한 업체가 뉴욕의 ‘전통’ 슈프림이 아니라 슈프림 브랜드를 도용한 짝퉁 업체라는 데 있다. 슈프림 이탈리아는 슈프림 뉴욕의 로고를 무단 도용해 만들어졌다. 슈프림 뉴욕 측이 이에 대해 이탈리아 법원에 상표권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 슈프림 이탈리아는 버젓이 해당 로고를 내걸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슈프림 간 협업 소식이 전해지자 슈프림 뉴욕 측은 공식 계정을 통해 “슈프림은 삼성전자와 협업하지 않으며 베이징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세울 계획도, 메르세데즈-벤츠 런웨이쇼 기획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가 슈프림 이탈리아가 도용된 브랜드인지 미리 알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레오 라우 삼성전자 중국법인 디지털마케팅 매니저가 자신의 웨이보에 “삼성전자의 협업 대상은 슈프림 뉴욕이 아니라 슈프림 이탈리아”라면서 “슈프림 뉴욕은 중국에 제품을 판매할 권한이 없지만 슈프림 이탈리아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시장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해 미리 인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법인에서 진행한 행사라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출시된 갤럭시A8s. 사진/삼성전자
 
진실이 무엇이든, 삼성전자는 중국에서의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가 짝퉁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도운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중국 회사 OXN이 가짜 슈프림 브랜드를 들여오기 위해 CEO와 이름이 같은 배우까지 섭외했지만 시장의 제재에 막혔다. 홍콩의 유명 패션 매거진 하이프비스트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행사에 대해 “뻔뻔스러운 거짓말”, “전통 슈프림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과대광고”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모바일 강자로서의 위상을 되찾으려던 삼성전자 행보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7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0.7%의 치욕스런 기록을 남겼다. 이후 첫 ODM(제조업체개발생산) 스마트폰 갤럭시A6s와 세계 최초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A8s를 내놓는 등 점유율 회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일로 중국에서 크게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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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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