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내 20대 기업이 100원을 벌어 협력기업, 임직원, 정부, 주주, 채권자, 지역사회와 64.3원을 나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상위 20대 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대 기업은 998조20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중 약 3분의2인 642조원을 이해관계자와 공유했다. 경제적 가치는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창출한 사회적, 환경적 영향 가치 등 다양한 가치 가운데 재무적 성과로 측정되는 가치를 말한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20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 중 가장 많은 비중을 나누는 대상은 협력사로 나타났다. 매출액 절반인 493조9000억원을 제품과 서비스 생산을 위한 원재료와 상품, 용역 구입으로 지불했다. 이는 2016년 기업경영분석 상 중소기업의 총 매출액 1579조9000억원의 31.3%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업의 협력사 대금은 1차적으로 협력사의 매출과 협력사에서 일하는 임직원의 소득, 정부의 근로소득세 등에 간적접으로 기여하는 원천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88조1000억원을 나눈 대상은 임직원이다. 매출액의 8.8%가 43만명의 임직원에 분배됐다. 20대 기업의 근로자가 납부한 근로소득세는 약 1조7000억~2조1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해 근로소득세 세수 35조1000억원의 4.8~6.0%에 해당한다.
20대 기업은 또 법인세 27조3000억원, 조세공과금 1조2000억원 등 정부에 직접 28조5000억원을 납부했다. 올해 서울시 1년 예산인 28조1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법인세만 놓고 보면 20대 기업이 지난해 전체 법인 세수 59조2000억원의 46.1%를 부담했다.
기업의 주주는 매출액의 2.4%를 받는데 그쳤다. 주요 기업의 현금배당이 증가된 것 외에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에 24조2000원이 분배됐다. 채권자인 금융회사에는 매출액의 0.6%(6조2000억원)를 이자비용으로 공유했다.
이 밖에 미래를 위한 투자인 연구개발비(R&D)는 매출액의 2.5% 수준인 2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올해 혁신성장 동력 예산과 R&D 관련 예산 합인 21조8000억원보다 많다. 또한 매출액의 5.2%(52조2000억원)을 사내에 보유해 향후 불확실성과 투자에 대비하고 있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주요 기업들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창출한 가치를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기업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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