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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이배월: KOREAN 6.875 06/12/47)대한항공 채권, 한국서 4%미만인데 미국에선 8.6%
30년 장기물이지만 2020년에 회수 가능성 높아
2018-07-20 08:00:00 2018-07-20 08: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KP채권은 국내에서 발행한 채권에 비해 투자 조건이 좋은 편이다. 대한항공 KP채권의 경우 채권가격까지 하락해 투자수익률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KP채권(Korean Paper)이란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외화로 발행한 채권을 말한다. 국내에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해외로 가는 것이므로 국내에서보다 발행금리가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미국에서 달러화로 30년만기 선순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채권명은 ‘KOREAN 6.875 06/12/47.’ ‘KOREAN’은 대한항공, ‘6.875’는 쿠폰금리, ‘47’은 2047년 만기를 각각 의미한다.
 
현재 국내 장내채권시장에서 유통되는 대한항공 회사채는 발행시기에 따라 금리에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4%대를 걸고 발행됐다.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채권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지금 매수해서 투자한다면 4% 미만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KOREAN 6.875 2047’ 채권은 쿠폰금리가 연 6.875%다. 한국에서보다 월등하게 높다. 게다가 채권가격도 발행가 밑으로 하락한 상태라 지금 사면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이 채권의 발행가는 100달러다. 시장가는 장외시장에서 24시간 거래되기 때문에 매순간 변한다. 한국시각으로 18일 오후 3시 매도호가는 96.675달러, 매수호가는 95.857달러였다. 매도호가인 96.675달러에 매수주문을 내면 바로 체결될 것이다. 이 가격으로 매수할 경우의 예상수익률은 연 8.65%다. 채권이자는 한국과 달리 6개월 단위로 지급된다.
 
또한 이 채권은 30년만기 상품이지만 3.5년 되는 2020년 12월에 대한항공이 발행가(100달러)에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이 걸려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그 시점의 미국채(3년물) 금리에 10.4%p의 이자를 더 얹어줘야 한다.
 
물론 글로벌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2020년에 이 채권을 갚을 용도로 차환발행할 경우 기존 6.875%보다 비싼 금리를 내걸어야 하는 부담은 있다. 그래도 미국채 금리에 10%가 넘는 가산금리를 보태 떠안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콜옵션을 행사할 확률은 매우 높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이 채권의 만기는 30년이 아니라 2년5개월 정도 남은 셈이다. 29개월 투자에 연 8%대 중반 수익률은 매력적이다. 대한항공이 대주주 집안 문제로 시끄럽기는 해도 그 사이에 빚을 못갚을 정도로 재무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 달러화로 투자하는 것이므로 자연스럽게 달러자산에 분산해 위험을 헤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소 20만달러는 있어야 매입을 신청할 수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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