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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재테크)글로벌 금리상승이 죽었다던 액티브펀드 되살릴까
“패시브 지고 액티브 뜬다” vs. “패시브도 진화한다…여전히 유효”
2018-07-11 08:00:00 2018-07-11 08: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금리 상승으로 패시브펀드가 위축되는 반면 액티브펀드 투자는 유망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패시브펀드가 위축되는 투자환경은 액티브펀드에게도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리치투게더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에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한국 기업들의 성장 둔화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로 패시브펀드에서 자금이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라며 “이럴 경우 양적게임보다는 질적게임, 종목고르기(stock picking)가 중요해져 운용 능력이 뛰어난 액티브펀드들이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리치투게더 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에서 “패시브펀드는 위축되고 액티브펀드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진/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제공>
 
패시브펀드(passive fund)는 인덱스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가지수 등을 추종하는 펀드상품을 말한다. 현재 국내시장의 패시브펀드는 ETF가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양적완화로 풀린 유동성이 시장평균에 투자하는 ETF 등에 몰려 저금리의 수혜를 받았다. ETF의 강세로 펀드매니저가 주식 종목과 비중을 선택하는 액티브펀드(active fund)에서는 자금이 유출돼 “액티브는 죽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강 회장은 이제 금리 상승이 패시브펀드를 위축시키고 상대적으로 액티브펀드는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기업의 이익 전망이 안 좋아 패시브펀드 위축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강 회장은 “현재 한국에서 돈을 버는 곳은 반도체 밖에 없다”며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도 늘리고 있어 다운사이드 리스크(하락 위험)가 큰 것은 아니지만 언제까지 반도체와 IT가 끌고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축하인사를 보낸 사와카미 아쓰토 사와카미투신 회장도 영상메시지에서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글로벌 금리 인상이 레버리지를 쓰는 헤지펀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패시브 투자도 금리 인상이 전체 경제활동 비용을 높여 문제가 되지만 액티브펀드는 좋은 주식만 고를 수 있어 괜찮다”고 말했다. 사와카미 회장은 “인덱스에는 나쁜 주식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강 회장의 의견에 일부 동의하면서 단서를 달았다. 패시브펀드라서가 아니라 대형주의 주가가 비싸서 그렇다는 설명이다. 밸류에이션(기업의 내재가치)의 문제라는 것. 존리 대표는 “글로벌 유동성이 대형주 위주로 들어가서 대형주가 많이 비싸진 것은 사실”이라며 “액티브펀드가 죽었다고 하는데 절대 아니고, 좋아질 분위기는 됐다”고 말했다.
 
최승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이사는 이같은 주장에 세 가지 근거를 들어 반론을 제기했다. 성과와 비용과 ETF의 확장성이다. 최 이사는 “패시브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주가를 올린 측면도 없지 않겠지만, 그보다는 수익률이 좋아서 자금이 유입된 것”이라며 인과관계를 수정하고 “여전히 투자자들은 주식종목이나 펀드를 고르는 것이 여전히 어렵기 때문에 투자비용이라도 낮추려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ETF가 진화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시장 대표지수는 시가총액 가중방식이라서 시중 유동성에 따라 흔들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가치가중 등 특정 요소에 가중치를 둔 인덱스나 4차산업 등 테마, 섹터 인덱스도 많다”며 “가치펀드나 배당펀드처럼 장기간 성과가 좋은 액티브펀드도 있지만 오히려 이젠 다양한 종류의 ETF가 액티브펀드를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액티브의 반격’이라는 보고서를 냈던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된 두 주장에 대해 “패시브펀드가 위축되는 상황이 오면 액티브펀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12월 보고서에서 “국내 대형주는 수출 규모가 늘어날수록 실적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2017년까지 수출 증가로 성과가 좋았지만 2018년엔 IT 경기 둔화로 패시브펀드보다는 액티브펀드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예상했던대로 삼성전자 등 대형주의 이익모멘텀은 둔화됐으나 패시브펀드에서 액티브펀드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은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 전환했고 환율도 올라 시장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더라도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러면 대형주가 하락할 경우 중소형주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종목 고르기 능력이 좋은 일부 펀드는 차별화될 수 있겠으나 액티브펀드가 나홀로 상승할 거라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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