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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애플 손잡고 삼성 독주 중소형 OLED 판도 바꾸나
애플워치 공급 통해 지난해 스마트워치용 AMOLED 시장 1위
2018-07-09 16:52:16 2018-07-09 17:33:16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오랜 우군’ 애플에 힘입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에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공급하며 지난해 스마트워치용 패널 시장 1위에 올랐고, 아이폰 신제품에 디스플레이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형 OLED 독점 공급사로서 시장을 확대에 앞장선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에서도 실적 개선을 이룰지 주목된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스마트워치 시장의 ‘강자’인 애플을 고객사로 중소형 OLED 실적 개선의 계기를 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64만대의 스마트워치용 AMOLED 패널을 출하해 점유율에서 41.4%를 차지, 1위에 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95만대 출하로 2위(34.8%)에 올랐고, 중국 에버디스플레이는 417만대(16.2%)로 3위, AUO는 147만대(5.7%) 4위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워치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한 데는 애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한 스마트워치용 OLED 패널은 총 1475만대였으며, 이 가운데 70%가 넘는 1060만대를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며 2022년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이 올해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에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양사의 협력관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수의 외신은 지난달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아이폰용 OLED 패널을 200만∼400만대 규모로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해오면서 오랫동안 친분을 다져왔다. 하지만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X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전량 탑재하기로 하면서 LG디스플레이에 실망을 안겼다. 하지만 올해 애플은 결국 LG디스플레이를 끌어들여 디스플레이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부품 단가를 낮추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대형·중소형 OLED에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OLED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했다. 대형 OLED 사업은 순조로웠다. 올해 1분기 OLED TV 출하량은 2013년 5만대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70만대~300만대까지 바라보고 있다. 고객사도 LG전자 한 군데에서 소니, 파나소닉, 뱅앤올룹슨, 스카이워스 등 15곳으로 늘어났다. 올해 4분기에는 대형 OLED 부문에서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 OLED 부문은 그간 확실한 공급처를 찾지 못하면서 적자가 쌓였다. 애플은 OLED 공급처를 삼성디스플레이로 지정했고, 주요 공급처인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마저 위축되면서 수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LG전자가 처음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한 V30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이 10만대 정도로 부진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된 G7씽큐에는 수익확대를 위해 OLED 대신 LCD가 적용됐다. 때문에 중소형 생산라인 파주 E6 투자도 지연됐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의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신뢰는 실적에 청신호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을 확고한 패널 공급 대상으로 확보할 경우 최근 실적 부진에서 예상보다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스마트기기 업체로부터도 LG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다수의 고객사층을 확보함으로써 규모의 생산이 가능해지는 등 중소형 OLED 패널 사업도 성장의 모멘텀을 잡을 수 있다. 여기에 LG전자가 인수한 전장업체 ZkW를 통해 차량형 디스플레이 사업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에 LCD 패널을 공급해오면서 애플과의 관계를 다져온 것이 중소형 OLED 사업을 키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고객층을 확대해 나가면 조만간 삼성디스플레이와 대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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