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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실적에도…LG이노텍 기간제 비율 ‘급증’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조 '무색'…LG이노텍 "사업특성 때문"
2018-04-24 17:56:38 2018-04-24 22:06:12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의 국내 기간제근로자(비정규직·계약직)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LG전자와 계열사의 기간제근로자 비중도 소폭 늘거나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LG이노텍은 지난해 전체 직원의 3분의 1 정도가 비정규직으로 채워지면서 고용불안이 확대됐다.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조에도 배치되는 행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기간제근로자 비율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직접 고용한 임직원 중 기간제근로자의 비중이 2015년 1.29%, 2016년 0.74%, 지난해 0.72%로 감소세다. 고용은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근로자는 9만9784명으로, 전년보다 6584명 많아졌다. 기판과 카메라모듈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기 역시 기간제근로자 비중이 2015년 2%대에서 2016년에는 1%대로 내려왔다. 지난해에는 1만697명의 직원 중 단 3명만을 기간제로 고용했다.
 
LG전자는 기간제근로자 비중이 2015년 1.15%, 2016년 1.35%, 2017년 1.59%로 조금씩 늘었다. 전체 고용 인원은 2016년 3만7909명에서 지난해 3만7653으로 소폭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기간제근로자 수가 늘긴 했지만 전체 근로자 수 역시 함께 증가해 0.3% 수준을 유지했다. 양사 모두 국내 전체 임금 근로자 중 기간제근로자 비중 14.9%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문제는 LG이노텍이다. 2015년 2.16%에서 2016년 8.77%까지 올랐던 기간제근로자 비중이 지난해에는 33.83%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기준 정규직은 8180명에서 7985명으로 줄어든 반면 기간제근로자가 787명에서 4083명으로 크게 늘었다. 실적은 좋았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2.8% 증가한 7조6414억원, 영업이익은 182.9% 급증한 296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 생산을 맡고 있다. 전체 매출의 50% 정도가 애플에서 나올 정도다. 아이폰 판매 성적에 따라 LG이노텍의 고용인원도 크게 좌우되는 모습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X에 듀얼 카메라모듈이 처음 탑재된 지난해 설비투자를 크게 늘렸다가, 아이폰X 판매가 부진하자 구미 생산라인 중 일부를 멈췄다. 1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왔던 단기 근로자들 수를 줄이면서 노사 간 갈등이 빚어졌다.
 
LG이노텍은 “하반기에 생산물량이 몰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생산인력을 유동적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사업 특성에 따라 다르다고는 하지만 기간제근로자 비중이 30% 이상이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론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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