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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미국 진출 좌절…대중 견제
리처드 유 화웨이 CEO, 강하게 반발…미중 무역긴장 재고조
2018-01-10 17:24:36 2018-01-10 17:29:23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중국 화웨이의 미국시장 진출이 좌절됐다.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가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미국에서 판매하려던 계획을 돌연 철회하면서다. 양사 간 협상 결렬이 향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관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9일(현지시간) 화웨이와 AT&T의 스마트폰 판매 계약이 성사 직전에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당초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8에서 AT&T와의 스마트폰 판매 계약 체결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화웨이는 독자개발한 AI(인공지능) 칩셋 기린970을 탑재한 ‘메이트10’ 출시에 매진해왔다. 미국의 인기 여배우 갤 가돗을 최고경험책임자로 영입했으며, 미국인에게 ‘화웨이’ 발음을 친숙하게 하기 위해 ‘와웨이(Wow Way)’라는 옥외 광고판을 만들어 걸었다.
 
리처드 유 화웨이 CEO는 이날 열린 CES 기조연설에서 강경한 어조로 AT&T의 계약 철회를 비판했다. 그는 “(화웨이의 진출 좌절은)우리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에게도 큰 손실"이라며 특히 "미국 소비자들은 최고의 선택권을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T&T는 협상 결렬 이유에 대해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 정서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18명의 미국 의원들이 FCC(연방통신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화웨이가 미국 통신업자를 통해 통신기기를 판매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런 압박이 계약 파기의 단초가 됐다는 설명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12년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생산한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와 미국 이동통신사 AT&T의 협상이 돌연 결렬됐다. 사진/AP뉴시스
 
미중 간 무역 긴장도 다시 고조될 조짐이다. 올해 들어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거래가 무산된 중국 기업은 화웨이가 두 번째다. 지난 3일 미국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서비스가 미국 송금서비스 업체 머니그램 인터내셔널을 인수하는 것을 불허했다. 외신들은 중국의 첨단산업 성장이 미국에 줄 충격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허 웨이웬 전직 중국 상무부 관료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술을 인수합병을 통해 가져갈까봐 걱정하는 것”이라며 “화웨이의 판매 계약 철회 건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과 투자에 있어 긴장감을 높이겠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와 기업들도 미국 투자 전략 노선을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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