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빌트인 가전 시장 확장의 가속페달을 밟았다. 450억달러(약 50조원)에 달하는 황금밭이다. 국내외 빌트인 가전 쇼룸을 열고 지역별 특화 제품을 내놓는 등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밀레·써마도 등 이미 전통 강자들의 입지가 공고한 시장 틀을 깰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고급 빌트인 가전 업체 데이코(Dacor)를 인수하고 올해 3월 미국에서 모더니스트 컬렉션을 출시했다. 지난달 폴란드에 빌트인 쇼룸 ‘쿡 스토리 바이 삼성(Cook Story by Samsung)’을 열고 유럽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는 독일 놀테, 이탈리아 베네타 쿠치네, 스웨덴 노비아 등 고급 가구 브랜드와 협업 라인도 선보였다.
LG전자도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rchen suite)’를 동시에 출시하며 빌트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에는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열었다. 미국에도 내년 상반기에 쇼룸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전시관 내 빌트인 가전 전시 면적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리고 유럽식 주방에 최적화된 24인치 냉장고 등 다양한 빌트인 특화 제품을 전시했다.
삼성전자 폴란드 빌트인 가전 쇼룸. 사진/삼성전자
양사는 상위 1~5% 소비자를 위한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 가운데 약 15%를 차지하는 초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은 일반 빌트인 시장보다 성장률이 약 3배 높다. 냉장고, 싱크대, 쿡탑 등 패키지 상품으로 구성돼 일반 가전제품에 비해 수익성이 월등하다. 현재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에는 서브제로&울프, 써마도, 밀레 등이 시장 상위를 차지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수 회사 데이코를 기반으로 고급 생활가전 라인업과 전문 유통망을 확보할 방침이다. 우선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점유율 1위를 넘어 빌트인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자체 브랜드인 ‘시그니처’ 육성을 통해 빌트인 가전 시장을 공략한다. 송승걸 LG전자 전무는 “올해가 빌트인 가전의 원년으로, 3년 후 미국 시장에서 탑 5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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