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퇴직연금 핵심 10人-⑧김재현 상명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2017년부터 경제활동인구 감소..'연금이 대세'될 것"
"퇴직연금 성공,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기업 경쟁력 강화 요인"
2014-12-17 08:28:00 2014-12-17 09:30:51
기업이 사내에 적립하던 퇴직금 제도를 대체해 도입된 퇴직연금 제도가 시행된지 9년이 지났다. 안전자산 위주의 자산운용과 낮은 연금 수령비율 등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지만,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올해 안에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양적인 성장을 이뤄낸 가운데 정부의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으로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퇴직연금 도입과 성장을 위해 발로 뛰어온 퇴직연금전문가 10인을 선정,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김재현 상명대 리스크관리·보험학과 교수(사진)는 "정부의 퇴직급여제도의 단일화 정책으로 10년 이내에 퇴직금제도는 거의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1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퇴직연금 시장규모가 올해 100조를 넘고, 오는 2017년부터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등 연금이 대세가 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이제는 안정성이 아닌 수익률로 시장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퇴직연금의 성공여부는 수익률에 있다"며 "낮은 수익률은 모든 근로자에게 위협요인으로 다가서면서 종국에는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금융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규제완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퇴직연금의 성공이 근로자의 사기를 높이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나.
 
▲낮은 수익률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 확정기여(DB)형의 경우 법에서 정한 8.33%만 적립할 경우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기존 법정퇴직금보다 낮은 퇴직급여를 받게 된다. 기업은 이를 보전하기 위해 법정기여율보다 높은 수준으로 기여금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개인형퇴직연금(IRP) 역시 생보사에서 제공하는 즉시연금보다 낮은 수익률로 인해 퇴직급여의 연금화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아직 전반적으로 적립금 수준이 낮아 이 같은 문제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에 따라 세제상 유리한 IRP의 강점이 희석되는 결과가 우려된다.
 
-퇴직연금 제도적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원리금보장 중심의 지나치게 보수적인 운영이 문제다. 이는 예·적금 중심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은행이 퇴직연금시장을 리드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은 장기적인 투자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고, 안정적인 노후보장 측면이라면 생보사가 주도해야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 갖고 있는 은행과의 관계와 신뢰가 퇴직연금사업자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향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연금제도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 지배구조의 다변화를 통해 퇴직연금제도에 추가 동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에 대해 전망한다면.
 
▲퇴직연금은 사적연금 영역으로 그 운용의 틀을 기업이 선택하게끔 맡겨야 한다. 하지만 퇴직연금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도입되면서 정부의 역할이 크고, 법정퇴직금 대비 근로자의 손해가 없도록 근로자의 도입 동의를 구하다 보니 매우 규제적이고 개입적인 제도가 됐다.
 
사적연금에 걸맞게 기업에 선택의 폭을 최대한 주되, 근로자의 수급권 보호를 위한 규제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이 점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 기업이 자신의 니즈와 여건에 맞게 퇴직연금을 운용할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다만, 기금형이 도입되기 위한 인프라는 아직 미흡하다. 정부에서 검토하는 30인 이하 사업장을 위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를 조속히 도입하는 한편, 초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기금을 허용해 성과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점진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을 전망한다면.
 
▲퇴직연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부의 퇴직급여제도의 단일화 정책이 지속되므로 10년 이내에 퇴직금제도는 거의 모두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퇴직연금의 성공여부는 수급권 보호에 있다. 과거처럼 퇴직급여를 떼이는 여부가 아닌 수익률에 있다. 낮은 수익률은 모든 근로자에게 위협요인으로 다가서면서 종국에는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금융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규제완화가 중요하다. 아직까지는 각 금융사별로 퇴직연금이 주요 상품이 되지 않았기에 수익률이 낮은 탓도 있다. 퇴직연금 시장규모가 올해 100조를 넘게 되고, 오는 2017년부터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등 연금이 대세가 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이제는 안정성이 아닌 수익률로 시장경쟁이 이뤄질 것이다.
 
-퇴직연금 도입 과정 혹은 도입 이후 현재까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건이나 순간이 있나.
 
▲근퇴법 도입 직전에 은행의 로비에 의해 자사상품 운용이 가능하게 돼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기형적 연금제도를 낳은 사건이 있었다.
 
원래 퇴직연금의 자행예금은 신탁업법(이후 자통법으로 통합)에서 원칙적으로 불가능했으나, 공교롭게도 근퇴법이 시행되기 바로 한달 전인 2005년 11월 신탁업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신탁겸영금융기관이 자행예금을 취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 감독규정은 근퇴법에 의한 특정금전신탁으로 원리금 보장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자행예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적립금의 90% 가까이가 자행예금으로 운용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금은 이 문제가 규제 감독으로 많이 개선됐지만, 초기에 단추가 잘못 꿰어진 탓에 앞서 퇴직연금의 도입의 성장동력이 많이 훼손됐다.
 
-퇴직연금이 노후소득보장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각 이해당사자들(근로자, 사용자, 금융기관, 정책당국 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퇴직연금은 전적으로 근로자 이외의 이해관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성실히 제도를 유지관리 해야 한다. 퇴직연금이 원래 서구에서 기업의 우수인력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도입된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퇴직연금의 성공이 근로자의 사기를 높이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도입 초기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보수적이었던 태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사외적립하는 퇴직금' 수준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주관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전문성과 인력보강을 통해 자칫 퇴직연금이 금융논리에 지배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은 무엇보다도 수익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업권별 다툼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근로자 수급권보호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를 고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퇴직연금에서 금융기관의 역할을 축소시키자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이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설립 논의에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지명 경제부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