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캐나다 정부가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입찰 기한을 연장하고, 최종 후보인 한화오션과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에 제안 조건 보완을 요구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대형 수주 기회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과도한 현지 투자와 핵심 기술 이전 부담까지 수반될 경우 실익보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사진=한화오션)
2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국방투자청(DIA)은 CPSP 사업에 대해 이달 초 한화오션과 TKMS에 약 20일의 추가 수정 기간을 부여하고, 마감 시한을 이달 29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러미 링크 DIA 대변인은 “캐나다군과 국가에 최상의 결과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며 “입찰자들이 제안을 개선할 수 있는 제한된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CPSP는 캐나다가 현재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총 12척의 재래식 잠수함 도입과 함께 수십 년에 걸친 정비·보수·운용(MRO)까지 포함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번 조치는 양측 제안이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 측면에서 캐나다 정부의 기대에 아직 충분히 부합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2월17일 새로운 방위산업 전략을 공개했는데, 당시 사업 입찰 마감이 임박한 시점이었던 만큼 해당 전략의 방향을 반영해 제안 내용을 보완하라는 취지로 읽힙니다.
한화오션은 자사 제안이 캐나다의 산업·경제적 기대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캐나다 조선·방산·에너지·AI·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 협력을 통해 2040년까지 최소 20만개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각)에는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포괄적 경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TKMS 역시 추가 수정 기간 동안 캐나다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에 맞춰 제안 내용을 보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캐나다가 경제적·산업적 기여 확대를 중시하고 있는 만큼, 현지 산업 참여와 공급망 기여 방안이 주요 보완 항목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이번 CPSP를 계기로 잠수함 사업을 넘어 현지 산업 육성과 기술 이전, 투자 확대 등까지 폭넓게 요구하면서 한국과 독일 모두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형 수주 기회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수주를 위해 과도한 현지 투자나 핵심 기술 이전 부담까지 떠안을 경우 자칫 실익보다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은 CPSP 사업과 관련해 자동차 투자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현대차도 캐나다 내 자동차 공장 건설에는 선을 그은 채 수소 분야 협력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입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천문학적 규모의 사업이라고 해도 손해 보는 장사가 돼서는 안 된다”며 “기술 이전이나 현지 생산 조건이 과도할 경우 향후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계약 조건을 매우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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