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무게 추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AI 혁신의 상징인 오픈AI는 리스크가 전방위로 부각되며 흔들리는 반면, 구글은 기술 경쟁력과 시장 지표에서 오픈AI를 앞서며 새로운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겁니다. 이 같은 글로벌 패권 이동은 국내 AI 산업도 언제든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8월 공개된 GPT-5가 기대 이하의 성능 논란, 불투명한 수익성, 복잡하고 비대해진 자금조달 구조 등의 요인이 겹치며 투자자 신뢰가 빠르게 약화하고 있습니다. 오픈AI가 올해부터 2033년 사이에 감당할 지출 대비 예상 수입 격차는 약 2070억달러(30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장 역시 이 같은 반응을 반영하는 추세입니다. 오픈AI 관련 기업들인 오라클, 코어위브, AMD,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등은 최근 강한 매도 압력에 직면했습니다. 이들 종목 바스켓은 올해 74%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알파벳 관련 종목은 146% 급등했습니다. 글로벌 자본 흐름이 오픈AI 생태계에서 알파벳 중심 생태계로 이동하는 예시라 할 수 있죠.
기술 경쟁력에서도 격차가 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공개된 구글의 '제미나이3 프로'는 생성형 AI 모델 평가인 LM아레나 리더보드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초고난도 추론 평가 HLE에서도 GPT-5(25.3%)를 앞선 38.3%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시장조사업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 트래픽 점유율은 1년 전 80%대에서 최근 70%대까지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제미나이는 5%대에서 15%대로 3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이레적인 '코드 레드(중대 경보)'를 발령하고 챗GPT 품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지정했습니다. 모든 신규 프로젝트를 보류하고 모델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반면 구글은 단일 모델을 넘어 클라우드, TPU, 유튜브, 웨이모 등 거대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 아닌 AI 산업 내 역학 구조가 새롭게 바뀌는 과정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픈AI의 경우 성능 논란, 수익성 리스크, 자금 구조 불확실성 등이 겹쳐 단기 반등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제기되는데요.
이 같은 패권 이동은 국내 AI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성능·속도·자본력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경우 한국 기업이 구축한 AI 경쟁력도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죠.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와 구글의 경쟁을 통해 생태계 전체가 단기간에 재편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자생 AI 산업도 얼마든 이용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AI 시장의 주도권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경직된 규제 환경을 혁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이상엽 고려대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AI 샌드박스 및 데이터 활용 특례를 확대해야 한다"며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핵심 인재 유출을 막고 한국형 AI 독립을 위한 자생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산 대규모언어모델(LLM) 및 특화 AI 기술 육성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글로벌 인공지능 산업의 힘의 균형이 오픈AI에서 구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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