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6월 8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이미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쏠리고 있다. 물가와 환율 부담이 이어지면서 한은의 매파적 색채가 뚜렷해졌고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크레딧 채권 시장에서는 국고채와의 금리 차가 벌어지는 스프레드 확대 압력이 커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적채권 물량까지 늘어나며 수급 부담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금리와 수급이 동시에 흔들릴 경우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에도 부담이 불가피하다. <IB토마토>는 통화정책 전환이 하반기 크레딧 시장과 기업 조달 환경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회사채 발행이 부진한 반면 단기금융시장에서의 조달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기업이 대체 조달 차원에서 단기성 자금을 늘린 영향이다. 이러한 경향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을 선택하는 간접조달도 함께 확대 중이다. 이와 반대로 회사채 조달 일정은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단채·CP 발행액 최대치 기록…회사채와 금리 격차 확대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자단기사채(전단채)와 기업어음(CP) 발행 규모는 지난 4월 기준 227조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 기록이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가세를 나타내다가 올 3월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금리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장기성 조달인 회사채 발행 대신 단기 조달로 눈을 돌린 까닭이다.
특히 조달금리 측면에서 회사채는 단기자금과의 괴리가 매우 커진 상태다. 회사채 금리는 올해 내내 가파르게 상승해 왔던 반면 단기금리는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회사채 금리는 신용등급 AA- 3년 물 기준 4.3%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전단채와 CP(A1, 91일 물) 금리는 3.0%~3.1% 정도다. 격차가 130bp 내외다.
유동성 높은 단기자금은 조달 시장에서 차환 리스크를 낮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조달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기준금리 인상 전망, 회사채 금리 상승 압박, 회사채 발행 순상환 기조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단기자금 활용은 하반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시장에서 공급 물량이 급증했음에도 공급 과잉의 징후 없이 원활히 소화되고 있다"라면서 "단기 시장 중심의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조달 다각화로 은행 대출 늘어…회사채 발행 일정은 계속 지연
단기성 자금과 함께 은행 대출이 대체 조달 수단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대기업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가 회사채 AA- 3년물 금리보다 오히려 낮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커진 것이다. 해당 대출금리는 대략적으로 4.0%를 소폭 상회한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금리와 기업대출 금리가 역전됐다"라며 "(은행이 조달에 활용하는) CD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기업대출이 조달비용 측면에서 유리해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대체 조달 확대와 달리 회사채 시장에서는 발행이 더 늦춰질 우려가 커졌다. 업황이 저하된 곳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여러모로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조달금리 자체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경계심까지 높아졌다.
특히 신용등급이 BBB로 열위한 곳은 기관투자자의 투자수요 심리가 얼어붙었다. 지난달 진행된 동화기업(BBB+)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는 전량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신용도가 높은 곳은 수요예측이 순항 중이다. 신용도가 우량한 기업이나 업황이 우수한 곳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쏠리고 있어서다. 금리상승에 따라 초우량물 이자율도 4% 내외를 나타내는 등 금리 메리트 역시 높은 상황이다. 회사채 발행을 미뤄왔던 우량 기업은 조달 재개에 나설 여력이 있으나, 비우량 기업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수급 여건에서는 발행 일정이 이연되고 단기물이 선호되고 있다"라면서 "2분기에는 만기도래 규모가 감소하나 아직까지 발행 실적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절대금리 상승은 비우량 기업 입장에서는 조달금리 상승 부담으로 다가온다"라며 "초우량과 우량, 비우량 간 3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