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위기가구, 집배원이 직접 챙겨요"
우정사업본부, '복지등기' 본사업 개시…전국 확대
2023-03-29 12:00:00 2023-03-29 17:45:5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 부산시 영도구 일대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 A씨는 주민 B씨의 집으로 독촉장과 고지서 등이 자주 발송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즉시 위기가구 실태파악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영도구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습니다. 행정복지센터 복지담당 공무원은 최근 B씨의 실업급여가 종료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건강까지 악화돼 병원 치료 중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B씨는 우체국의 '복지등기' 서비스와 행정복지센터의 도움으로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이 같은 복지등기우편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됩니다. 집배원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직접 살핀다는 구상인데요, 전국 각지에 네트워크를 갖춘 우체국의 공적 역할이 또 한 번 빛을 발하는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다음달 3일부터 '복지등기우편 서비스' 본사업을 개시한다. (사진=우정사업본부)
 
복지등기는 지방자치단체가 위기 징후 가구나 독거가구 등을 선정해 복지관련 안내문이 동봉된 등기우편물을 매달 1~2회씩 발송하는 서비스입니다. 집배원은 등기우편물을 배달하면서 해당 가구의 주거환경과 생활실태를 파악하는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지자체로 회신하고, 지자체는 이를 토대로 가정의 상황을 파악해 공공·민간 복지서비스와 연계하는 등의 지원을 결정합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7월 부산 영도, 전남 영광, 서울 종로·용산·서대문, 강원 삼척, 충남 아산, 광주 북구 등 8개 지자체에서 복지등기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습니다. '수원 세 모녀', '신촌 모녀' 사망 사건 등 위기가정의 비극적 사고나 고독사 등의 사례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취지였습니다. 
 
시범 운영 결과, 총 6279통의 우편물을 발송해 622가구가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 등록 신청, 긴급 생계비 신청, 통신 요금 감면 등의 공공서비스 혜택을 받았습니다. 공공서비스 지원기준에 못 미치는 254가구는 민간 지원기관과 연계해 생필품과 식료품 등의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우정사업본부는 다음달 3일부터 복지등기 서비스를 전국으로 본격 확대·시행합니다. 위기가구 발굴과 취약계층 지원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위기가구에 촘촘하고 체계적 지원을 통해 누구나 복지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직접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관리하게 되는 집배원들을 위해 업무 환경도 개선했습니다. 시범 사업에 참여했던 집배원들은 다소 번거로울 수도 있는 추가 업무가 생겼음에도 "의미 있는 일을 한다"며 기꺼이 복지등기 서비스에 동참을 했다는데요. 본 사업 시행에 앞서 종이로 작성하던 체크리스트를 집배업무용 PDA로도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에게 우편으로 회신했던 자료는 파일형태로 보다 신속하게 제공됩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말 까지 50여개 이상의 지자체가 복지등기 서비스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은 "'복지등기서비스'를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속적인 공적역할 강화로 국민에 행복을 배달하는 우체국이 되겠다"고 전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