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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부실확대 우려에도 충당금 반토막
4대은행 적립액 절반 이상 줄어…한계기업 손실흡수 우려 커져
2020-10-29 14:58:10 2020-10-29 14:58:1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주요 은행들의 3분기 대손충당금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계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경영실적 자료를 보면, 이들 4대 은행의 3분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총 4335억원으로 전분기(8748억원) 대비 50.5% 감소했다. 은행별로 하나은행은 지난 2분기 2280억원이던 충당금이 937억원으로 58.9%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은 3분기 950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전분기(2270억원)보다 58.1% 감소했고, 신한은행도 2804억원에서 1274억원으로 54.7% 가량 줄었다. 상대적으로 적립액 규모가 작았던 국민은행은 1394억원에서 1174억원으로 15.8% 감소했다.
 
충당금이 줄어든 건 이전 분기 적립액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감소폭이 크다는 평가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를 전후해 국내 은행들의 충당금 증가율은 글로벌 은행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해외 주요 70개 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3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7.9%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같은 기간 평균 5억달러로 55.7%만 늘었다.
 
급등한 기업대출에서 부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은행은 이자비용도 감당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475곳이던 한계기업이 올해는 5033곳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기업 10곳 중 2곳(21.4%)이 한계기업에 속하게 된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향후 부실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은행권의 손실흡수 능력을 강조했다. 윤 원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은행들의 자금중개 능력이 중요하다"며 "금융부실을 막기 위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은행들이 금융 부실을 막기 위한 대손충당금 규모를 줄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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