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2021년 235건이었던 가상자산 불법행위 검거 건수가 2025년엔 337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5년 새 14배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비트코인이 개당 1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자 이를 노린 범죄 역시 기록적 수준으로 급증한 걸로 풀이됩니다. 가상자산 가치 상승에 편승해 한탕을 노리는 범죄 수법 역시 갈수록 세분화·고도화되는 양상입니다.
범죄 유형은 투자사기가 '3105건'…전체의 90%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가상자산 불법행위 검거 건수는 총 337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검거 인원은 1682명이었습니다.
유형별로는 투자사기가 3105건으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전체 불법행위의 92.1%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유사수신·다단계 252건 △자금세탁 등은 8건 △거래소 불법행위 4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미신고 영업, 변경신고 미이행 등) 3건 △횡령·배임은 1건 순이었습니다.
가상자산 불법행위 검거 건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235건 △2022년 108건 △2023년 257건 △2024년 482건 △2025년 3373건으로, 5년 새 1335.3% 급증했습니다.
검거 인원도 △2021년 862명 △2022년 285명 △2023년 902명 △2024년 2191명 △2025년 1682명으로, 같은 기간 95.1% 늘었습니다.
가상자산 불법행위 건수와 검거 인원은 전반적으로 우상향 추세입니다. 가상자산 불법행위가 단순 사기를 넘어 대규모 조직형 범행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경찰 경제범죄수사과 관계자는 "한 명의 범죄자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소액 사기를 치는 경우가 늘면서 불법행위 건수도 늘어난 것"이라며 "실제로 연관분석을 해보니 한 명에 의한 다수 범행을 확인해 검거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불법행위가 증가한 것과 달리 피해 규모는 되레 줄었다는 겁니다. 2021년 피해액은 3조원대였으나 2025년엔 4430억원으로, 7분의1가량 급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피해자 숫자도 8891명에서 4058명으로 꺾였습니다.
가상자산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과 검거가 늘자 범죄자들이 로맨스캠 등 다른 유형의 범죄로 옮겨갔고, 이는 가상자산 관련 피해가 줄어든 효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찰, 범죄대응 위해 가상자산 관리방식 세분화
경찰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부터 관리 방식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엔 가상자산 불법행위를 △유사수신·다단계 △거래소 불법행위 △기타 사기 등 3개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현재는 △투자사기 △횡령·배임 △자금세탁 등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등으로 나눠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개당 1억원을 넘는 등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가상자산이 투자수단을 넘어 범죄수익 은닉으로 변질되고, 미신고 영업에까지 악용되는 등 범죄 양상이 다양해진 데 따른 조치입니다.
실제로 가상자산 불법행위는 고수익을 내세운 투자 사기에서부터 자금세탁, 미신고 영업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전국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피해자들에게 '비트코인과 테더코인을 활용한 블록딜(Block Deal, 장외 대량거래) 스왑(Swap, 가상자산 간 교환) 거래 중개사업'이라고 속인 뒤 원금 보장과 하루 2% 수익을 약속하며 자금을 모집한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피해자 1408명으로부터 328억원을 편취하고 144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총책 등 1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했습니다. 범죄 조직이 가상자산의 익명성과 빠른 이동성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만큼, 단속과 수사도 전통적인 사기 사건보다 더 정교한 대응이 요구되는 실정입니다.
박수민 의원은 "가상자산 불법행위는 비대면성으로 인해 범죄자 한 명이 다수의 연계범죄를 일으키고 발원지 역시 해외인 경우가 많아 검거와 피해 회복이 매우 어렵다"며 "지능화된 해외발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실효적인 국제 공조체계 강화가 필요하다. '사후 검거'보다 선제적인 예방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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