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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긍정적 중간결과…코로나 백신·치료제 속도전
2020-07-21 11:31:36 2020-07-21 11:31:36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코로나19 백신 개발 단계가 가장 빠른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연구진의 백신후보물질 AZD1222의 임상 1·2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 가운데, 국내외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21일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4월23일~5월21일 영국 18~55세 성인 1077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AZD1222의 임상 1상을 진행한 결과 참가자 전원으로부터 보호 중화항체와 면역T세포가 모두 확인됐다고 밝혔다. 임상시험 대상자 모두에 중화항체와 면역 T세포가 증가했으며, 이르면 올해 9월부터 영국, 10월부터 미국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화항체는 세포를 감염시키는 단백질이 세포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구실을 하며, T세포는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된 세포를 파괴한다. 임상시험 결과 T세포 반응은 백신 주입 14일차에 정점에 다다랐고 이후 2개월간 유지됐다. 중화항체는 백신 주입 한 달 만에 참가자 95%에서 4배가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핵심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활성을 억제하는 중화항체 생성 여부에 있다.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사람에게 코로나 백신 약물을 투여하는 임상에 돌입한 모더나는 현재 의약품 출시의 막바지 단계인 3상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지난 7월1일 임상 결과를 공개한 화이자(PFE.US)와 바이오앤텍(BNTX.US)은 임상 참가자 모두에서 중화항체가 생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백신 개발 속도 선두에 있는 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백신 개발 방식은 차이를 보인다. 모더나 백신은 RNA 백신으로 전통적인 백신과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코딩하고 있는 RNA를 이용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RNA 백신은 단백질을 곧바로 주입하는 형태의 전통적인 백신보다 부작용이 적고, 생산속도가 빠른 게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초저온도에서 보관·운송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대량 생산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DNA 백신을 만드는데, 바이러스가 아닌 항원을 만들 수 있는 DNA를 인체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바이러스를 직접 넣지 않아 기존 백신과 비교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업체의 경우 제넥신이 DNA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면 치료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의 치료를 목표로 한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또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개발 중이다. 항체는 인체에 침투한 외부 물질에 맞서 체내 면역 체계가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국내서는 셀트리온이 질병관리본부와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고 인체 임상에 본격 돌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전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연내 돌입할 임상 3상 및 즉각적인 환자 공급을 위해 오는 9월부터 송도 1공장에서 10개 배치(batch)를 활용해 코로나19 항체 상업생산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넥신과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공동 연구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의 혈액 검체와 인간 항체 라이브러리 기술로 15종의 중화 항체를 발견했다고 한다. 해당 후보 물질은 역가 시험을 통해 항 바이러스 중화능을 확인한 상태로, 양사는 조만간 비임상,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공동개발하게 될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감염 원인인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제넥신의 GX-I7은 감염된 환자의 약화된 T 세포 면역기능을 회복·강화하는 작용을 하게 된다. GX-I7은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바 있다. 
 
GC녹십자의 경우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성분)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 18일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시험용 제품 생산을 개시했다. GC녹십자는 정부 국책과제로 국립보건연구원과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50여곳으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항체 치료제는 리제네론의 'REGN-COV2'가 꼽힌다. 리제네론의 항체 치료제는 지난 7일 임상 3상에 진입했다. 또 영국의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지에스케이)와 미국의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한편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미국국립보건원(NIH)에 신규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약물 중재 임상시험은 1060건이다.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은 1013건, 백신 관련 임상시험은 47건으로 집계됐다.
 
사진/픽사베이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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