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도로 통행료 인하…맥쿼리 운용사 교체시도 영향은
"국내운용사, 정부입김 강해질 것" VS "외국계 다를것 없다"
2018-08-29 06:00:00 2018-08-29 09:30:42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정부의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추진이 맥쿼리인프라펀드의 운용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의 민자도로와 항만, 터널 등에 투자해, 거기에서 나오는 통행료 수입 등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맥쿼리인프라펀드는 과도한 운용·성과보수 문제로 내달 19일 운용사 교체를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예고돼 있다. 이 펀드의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을 저렴한 보수를 앞세운 코람코자산운용으로 교체하는 것이 안건이다.
 
맥쿼리인프라 주주들은 그동안 ‘저렴한 보수’와 ‘운용 능력’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부가 민자도로 통행료를 인하하겠다고 공언하자 그동안 정부 및 지자체와의 협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맥쿼리운용 쪽으로 표심이 쏠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게 된 것이다.
 
정부는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관리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한국도로공사가 운용하는 재정고속도로보다 최대 2배 비싼 민자고속도로 통행요금을 2020년까지 1.1배 내외로 낮추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방식은 재구조화를 통해 사업자를 교체해 신규로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운용기간을 연장하는 등 사업구조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우면산터널 인프라사업. 맥쿼리인프라는 우면산터널 투자지분 36%를 보유 중이다. 사진/맥쿼리인프라
 
맥쿼리인프라 주주들은 정부의 로드맵 발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운용사 교체라는 표 대결을 앞두고 이번 이슈로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에서다. 수익성 저하로 인한 주주 분배금 하락 등에 대한 우려다. 특히 맥쿼리운용이 외국계라는 점에서 정부 입김에 상대적으로 덜 흔들린다고 생각했는데, 운용사를 교체할 경우 외압을 더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에서다. 
 
과거 맥쿼리인프라가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가져가도 안정적인 배당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왔다는 믿음이 주주들 사이에는 널리 펴져있다. 예컨대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진 2013년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논란에도 정부와 맺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제도'로 인해 서울시가 수입을 보존해 줬기에, 주주에게는 안정적 배당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안정적 운용이 외국계라서 용이한 측면이 있었다는 평가가 있다. 
 
반면 맥쿼리인프라의 운용보수 인하를 주장하며 주주행동에 나선 플랫폼파트너스가 교체 운용사로 제안하고 있는 곳은 국내 운용사인 코람코자산운용이다. 이곳은 우리은행(12.2%)과 한국산업은행(11.7%), 한화증권(9.9%), 코리안리재보험(9.7%), 신한은행(7.0%) 등 국내 금융기관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코람코자산신탁의 100% 자회사다.
 
그러나 외국계라는 점보다는 애초에 유리한 실시협약을 체결했기에 안정적 운용이 가능했다는 평가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정부의 입김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펀드가 운용될 경우, 책임매니저는 자본시장법상 배임으로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도 "사업 초기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와 맺은 MRG 계약을 강제로 바꿀 수 없다. 때문에 실제 통행료 인하 폭은 로드맵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주 코람코신탁이 패션기업 LF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LF는 닥스와 헤지스 등 의류브랜드를 비롯해 식품과 화장품, 아웃렛 등의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코람코신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사업다각화로 해석된다.
 
민감한 시기에 LF의 코람코 인수라는 이슈가 갑자기 등장한 것도 시장에서 촉각의 대상이었다. 대주주가 운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아직은 코람코가 받을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중립'이라고 볼 수 있다. 대주주 변경 자체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리스크라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되지만, 그룹 계열사로 편입될 경우 자본력 및 사업규모 확대 등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3년째 이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한 투자자는 "막연한 우려감이 있긴 하다. 대주주 변경에 이어 운용사 교체 등이 일종의 리스크라고 본다. 안정적으로 은행이자보다는 높은 배당과 꾸준한 주가 상승이 맥쿼리인프라의 매력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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